[시론/변희재]포털 독점 조장하는 악플

  • 입력 2007년 7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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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인질로 잡힌 샘물교회 신도에 대한 인터넷 악플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전 국민이 안전을 기원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비난성 악플이 난무한다.

인터넷의 악플은 이미 여러 차례 사건으로 공론화될 만큼 성행하고 있다. 2005년 1월 연예인 X파일 유포 사건이 대표적이다. 연예인 등 유명인은 물론 일반인 역시 악플에 피해를 보는 일이 다반사다. 몇몇 연예인은 자살까지 하는 등 폐단이 도를 넘어섰다.

좌파 성향 시민단체 규제 반대

그때마다 누리꾼의 윤리의식에 호소하기도 하고 거대 포털의 책임을 묻는 등 끊임없이 대책을 논의했다. 올 1분기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신고된 건수만 무려 1만2000건이고 매년 수천 명의 누리꾼이 법적 처벌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악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처음부터 좌우의 왜곡된 이념의 야합으로 한국의 인터넷 문화와 사업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인터넷에서의 행위는 현실과 달리 어떠한 공적 규제나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이 주를 이루었다. 아직까지도 인터넷 전문가들은 명예훼손성 댓글을 법적으로 처벌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매우 급진적인 사이비 신좌파적 발상으로, 현실에 적용될 수 없다.

이들의 신좌파적 논리를 사업에 이용한 곳이 거대 포털이다. 거대 포털은 악플이 많으면 많을수록 광고수익이 늘어나는 사업구조를 갖는다. 포털은 사업적 이해관계를 감안해 악플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다. 포털이 내놓는 방어논리는 누리꾼의 표현의 자유이다. 포털의 논리를 신좌파가 뒷받침해 준다.

신좌파적 시민단체는 정보통신부에서 규제책을 내놓을 때마다 포털을 대변하며 반대 논리를 펼쳤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시민단체와 포털이 손을 잡고 누리꾼의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이들의 주장은 포털이라는 거대 자본만을 지켜 주었을 뿐이다. 악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문화와 사업 구조를 왜곡한 신좌파와 포털 독점 노선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우선, 현실에서 해선 안 되는 일이라면 인터넷에서도 하면 안 된다는 새로운 인터넷 문화론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이는 법적으로 대부분 완비가 된 상황이다. 현실에서 도둑질하고 남을 모욕하면 처벌받듯이 인터넷에서도 불법으로 내려받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처벌받는다.

둘째로 악플이 많은 곳에 악플이 몰려들면서 한국은 인터넷 클릭 수의 55%가 모두 포털에서 이뤄질 정도로 포털이 독점화됐다. 포털은 악플의 양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하소연한다.

악플 많을수록 포털 수익 늘어

포털과 똑같이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인터넷 언론에서 악플 문제가 커지지 않는 것은 적정한 규모와 관련이 있다. 포털의 무한 독점을 허용한 인터넷 사업구조 탓에 포털은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수준의 콘텐츠 양과 클릭 수를 빨아들인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악플 문제가 한국처럼 심각하지 않다. 포털이 인터넷을 독점하지 않는 인터넷 경제 구조와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이다. 프랑스에서는 나치 기념품을 판매하는 야후를 대상으로 ‘프랑스 어디에서도 나치를 찬양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프랑스 인터넷에서도 안 된다’라는 논리로 법적 승소를 이끌어냈다.

이런 나라에서는 인격 살인 수준의 댓글을 쓰는 사람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외치는 정신 나간 시민운동가도, 악플이 너무 많아 관리할 수 없다고 버티는 악덕 기업도 존재할 수 없다.

변희재 인터넷신문 ‘빅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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