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송태곤이 엄청난 성적을 올리고 있는데 입단에 만족해서야 되겠습니까.” 진동규의 입단 일성은 비장했다. 입단 4년차. 아직은 후보군에 머무르고 있으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칼을 갈고 있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의 송곳은 언젠가는 삐져나온다.
집도 부족하고 두터움도 없다. 관성처럼 착점을 하고는 있으나 사막을 걷는 기분이다. 가도 가도 모래밭. 흑 121로 좌변 백 대마를 물고 늘어지며 실마리를 잡아 보려 안간힘을 써 보지만 허방다리를 짚는 일인 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를 사석으로 백 대마는 미끈하게 타개하는 수가 있다. 흑 167이 마지막 희망이었으나 백 168을 보자 싹싹하게 돌을 거뒀다. 참고도 흑 1로 차단하려 해도 백 6까지 연결하는 수가 있다. 다음 백 A에 먹여치고 C로 패를 거는 약점 때문에 흑은 우변 백 대마를 잡는 수가 없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