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61에 백 73 쪽으로 받을 순 없다. 상변 왼쪽에 흑세가 버티고 있으므로 백 62 이하로 치받는 정석을 택해야 한다. 이른바 밀어붙이기 정석. 조어(造語)에 뛰어난 일본 사람들은 이를 ‘붕설(崩雪)형’이라 불렀다. 이후 수순이 마치 눈사태가 일어난 것처럼 서로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내리는 형상이라는 것이다.
백 70에서 목진석 9단이 슬쩍 방향을 틀었다. 임기응변이다. 정석을 따른다면 참고도 백 1의 호구로 둬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는 흑 16까지 싸움을 피할 수 없는데 지금은 상변 흑세 때문에 백이 불리하다. 수순 중 흑 14는 정수. 잡아두지 않으면 백 A에 붙이는 수가 있다. 흑 75까지 귀가 잡혀 손실을 보았으나 대신 백 76으로 협공하는 자세를 얻었다. (53·59-○, 56-46의 곳)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