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눈사태에서의 임기응변

  • 입력 2007년 7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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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상변 정석에서 흑은 선수를 잡아 41의 곳을 선점하는 게 크다고 봤다. 그렇다면 백 42 이하는 각오해야 한다. 여기서 흑 55가 작았다. 흑은 53으로 때려낸 자체로 살아 있다. 그렇다면 지금 백 석 점은 낱알이다. 그런 맥락에서 좌상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흑 59로 패를 때려낸 수도 사소했다. 의당 흑 55나 59로는 우상귀를 굳혀야 했다. 백 60에 먼저 걸치게 되어서는 백의 운석이 활기차다.

흑 61에 백 73 쪽으로 받을 순 없다. 상변 왼쪽에 흑세가 버티고 있으므로 백 62 이하로 치받는 정석을 택해야 한다. 이른바 밀어붙이기 정석. 조어(造語)에 뛰어난 일본 사람들은 이를 ‘붕설(崩雪)형’이라 불렀다. 이후 수순이 마치 눈사태가 일어난 것처럼 서로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내리는 형상이라는 것이다.

백 70에서 목진석 9단이 슬쩍 방향을 틀었다. 임기응변이다. 정석을 따른다면 참고도 백 1의 호구로 둬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는 흑 16까지 싸움을 피할 수 없는데 지금은 상변 흑세 때문에 백이 불리하다. 수순 중 흑 14는 정수. 잡아두지 않으면 백 A에 붙이는 수가 있다. 흑 75까지 귀가 잡혀 손실을 보았으나 대신 백 76으로 협공하는 자세를 얻었다. (53·59-○, 56-46의 곳)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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