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한상훈의 수읽기

  • 입력 2007년 6월 2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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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로 끼운 수가 절묘했다. ‘가’로 찌르고 들어가는 수가 있기 때문에 흑은 101에 이을 수밖에 없다. 그런 다음 백 102로 연결. 흑도 꼼짝없이 103으로 젖혀 나가야 한다. 갇히면 당장 죽기 때문이다. 수읽기의 힘이다. 곧장 연결(백 102)하기에 앞서 던진 ○ 한 방은 뻣뻣한 푸성귀에 친 소금과 같다.

한상훈 초단의 깊은 수읽기는 백 104에서 다시 드러난다. 잡으러 올 것인지 말지를 묻는다. 공이 울리자마자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갔던 흑이 갑자기 순한 양이 된 듯 105로 물러선다.

잡으러 간다면 참고도 흑 1로 두어야 한다. 그러나 백대마는 의외로 탄력있다. 백 2에 먹여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후 백 6 이하로 그물을 치면 흑은 수상전에서 이기는 것을 장담할 수 없다. 설사 백대마를 잡는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봉쇄되면 다 놓고 따야 할 뿐 아니라 좌상변 일대의 백집도 만만치 않게 늘어난다.

흑 107까지 뒷걸음질치게 만들어놓고 그제야 백 108로 대마를 돌본다. 어차피 소화할 수 없는 대마였다면 흑은 헛심만 쓴 꼴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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