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28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터널의 끝

  • 입력 2007년 6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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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104로 다시 하변 흑대마를 겨냥하고 나섰다. 일단 포위망에 갇혔다. 안에서 두 눈을 내고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흑 105, 107을 선수한 뒤 109에 끼운 수가 수습의 맥이다. 참고도처럼 백 1로 받으면 흑 2를 선수하고 4에 치중하는 수가 있다. 승패를 떠나 참으로 교묘하고도 깊디깊은 바둑의 수에 탄복하게 된다.

백 110은 흑을 잡겠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흑 111, 115로 사석작전을 펴며 121까지 살리는 묘책이 있었다. 이로써 하변 흑대마는 완생. 한쪽 발등의 불은 끄며 한시름 돌렸다. 그렇다면 우중앙 흑대마만 살리면 해볼 만한 국면이다.

백 122. 재차 위쪽 흑대마를 잡으러 가지만 더는 ‘양손에 쥔 떡’이 아니다. 이제는 단곤마다. 단곤마는 죽지 않는다는 바둑 격언도 있듯 쉽게 잡기 어렵다. 백도 바빠진 것이다. 참으로 긴 터널. 도무지 끝을 가늠할 수 없었던 어둠 속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일은 뜨거운 사막을 맨발로 횡단하는 것과 같다. 마침내 터널의 끝,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동하 아마국수가 안경테를 매만지며 자세를 고쳐 잡는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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