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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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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온라인카페-무료 요리교실 등 다양한 혜택 제공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열린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 2007’.
블로그의 비즈니스 효과를 다룬 이 행사에서 각별한 주목을 받은 사람은 주부 블로거 문성실(blog.naver.com/shriya) 씨였다. 그는 쌍둥이를 키우면서 요리와 가사에 대한 내용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2004년 블로그 개설 이후 누적 방문자 수가 750만 명을 넘었고 지금도 하루 1만4000여 명이 방문하고 있다.
그에게는 ‘전설’이 있다. 자신의 블로그에서 삼각김밥을 소개하거나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과자와 빵을 다룬 뒤 온라인 판매 사이트의 관련 제품이 품절된 것.
문 씨 사례는 스타 ‘와이프로거(wife와 blogger의 합성어)’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보여준다. 기업으로선 함께 일한다면 큰 힘이 되지만 혹시라도 등을 돌린다면 무서운 존재다. 현재 그는 필립스가 운영하는 카페(필립스 키친·cafe.naver.com/philipskitchen)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주부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들의 목소리가 모인 주부 커뮤니티는 주방 가전업체의 마케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신흥 파워로 떠올랐다.
○다양해진 주부 커뮤니티
동양매직과 린나이 코리아는 각각 ‘브랜드 카페’(cafe.naver.com/digitaltouch)와 ‘오븐 쿡 요리 쿡’(www.ovencook.com)을 운영하고 있다.
공통점은 주요 회원인 주부를 겨냥한 공간이라는 점이다. 자사 제품에 관한 정보는 물론 주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브랜드 카페에서 요즘 인기를 끄는 것은 ‘매직 쉐프(Magic Chef)’ 코너. 이곳에서는 스팀오븐 개발에 직접 참여한 요리 연구원이 오븐으로 할 수 있는 요리 노하우를 전수한다. 또 매직스팀 요리 동영상을 통해 사용자들이 요리법과 상식을 공유하고 오븐에 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외부업체인 ‘푸드 앤 컬처 코리아’는 푸드 스타일링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오븐 쿡…’도 오븐 요리뿐 아니라 홈 베이킹, 양식, 한식 등 다양한 요리법과 사진을 전수한다. 이 카페의 운영자 ‘페폐’는 “매일 30개가 넘는 요리법이 올라오고 있는데 최근에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단호박 해물찜, 삼계탕 등 보양식과 콩국수, 아이스크림 등 시원한 음식의 요리법이 늘었다”고 말했다.
컨벡스 코리아의 ‘오븐엔조이’(cafe.naver.com/delonghi)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오븐 요리 정보와 제품 사용 후기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회원이 10만 명을 넘은 데 힘입어 소형 오븐의 인기를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기업에서는 요리뿐 아니라 어린이 성교육과 영화 시사회 참가 등 문화체험의 기회도 마련했다.
○주부 커뮤니티의 힘
주방 가전업체에 주부 커뮤니티는 ‘까다로운 고객’이다.
일단 회원이 커뮤니티에 글을 띄우면 여러 덧글이 올라오면서 무시할 수 없는 집단 의견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일산신도시에 사는 주부 김청미(48) 씨는 “전화나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불편사항을 알리면 잘 연결되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도 많다”며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편이 더 빠르고 친절하다”고 말했다.
기업 측도 제품과 관련된 불만 사항이 올라오면 반드시 확인하고 처리한다.
동양매직은 브랜드 카페에 불만 사항이 게재되면 삭제하는 대신 담당 PM(Product Manager)이 직접 설명하는 것이 원칙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터넷 매체의 속성이나 파급력을 감안할 때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이 갈 수 있지만 주부와의 성실한 대화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커뮤니티가 활발해지면 악의적인 비방이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다. 이른바 ‘주부 골수팬’들이 자발적으로 도움말을 올려 불편사항을 해소하거나 도와주는 사례가 많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온라인으로 시작된 커뮤니티는 오프라인 활동으로 연결되면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회사에서도 이들 커뮤니티에 다양한 만남의 기회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소정의 수고료가 지급되는 무료 체험단, 상품이 제공되는 이벤트, 무료 요리교실 등이다. 주부들로서는 요리에 대한 관심을 살리면서 짭짤한 부수입도 올릴 수 있는 1석2조의 기회다.
‘오븐 쿡…’은 아이와 엄마가 함께 하는 요리교실, 특별한 기념일을 위한 요리법 등 다양한 주제의 행사를 운영한다. 재료비와 참가비는 회사에서 모두 부담한다. 6월에도 오븐을 사용한 ‘버섯오븐볶음밥&꼬치구이&소고기숙주샐러드’(13일)와 ‘후르츠 쁘띠 파이’(21일) 요리교실을 연다.
주부 커뮤니티에서는 대개 2, 3개월에 한번씩 갖는 ‘정모’(정기모임)를 통해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이나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제품에 관한 최신 정보도 교환한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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