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경제읽기]버핏, 자회사 과자만 먹은 이유는…

  • 입력 2007년 5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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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장에 설치된 코카콜라 부스. 오마하=공종식  특파원
5일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장에 설치된 코카콜라 부스. 오마하=공종식 특파원
5, 6일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을 취재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워런 버핏(76) 회장과 그의 평생 사업 파트너인 찰스 멍거(83) 부회장의 군것질 습관이었다.

주주들과의 질의응답 때는 물론이고 기자회견장에도 피넛 브리틀(Peanut Brittle)이라는 과자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땅콩 설탕 버터를 재료로 만든 과자다. 두 노인은 콜라(버핏 회장은 체리 콜라, 멍거 부회장은 다이어트 콜라를 마신다)와 함께 피넛 브리틀을 쉬지 않고 먹었다. 그래서 기자회견이 끝나고 그 맛이 궁금해 한번 먹어 봤더니, 처음이었는데도 손이 계속 과자에 갈 정도로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피넛 브리틀을 만드는 ‘시스 캔디스(See's Candies)’ 회사가 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였다.

두 노인이 군것질을 하면서 자사 제품을 광고한 것이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코카콜라 주식도 많이 소유하고 있다. 주총장은 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 광고 현장이었다. 보석 전문업체인 보샤임, 자동차보험회사인 가이코를 포함해 각종 자회사들이 주주들을 상대로 대규모 판촉행사를 열었다.

이 밖에 버핏 우표, 버핏 모노폴리 게임(미국에서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재테크 관련 보드게임), 버크셔 해서웨이 넥타이 등 버핏 회장을 마케팅으로 활용한 갖가지 제품들을 내놓고 2만7000여 명의 주주들을 유혹했다. 주총을 거대한 마케팅 현장으로 바꿀 정도로 버핏 회장은 ‘돈을 버는 아이디어’가 풍부했다.

실제로 주주들이 주총에 대거 참석하는 중요한 이유는 ‘어떻게 해야 버핏 회장처럼 돈을 벌 수 있나’에 대한 그의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10세 소녀에서부터 대학생, 펀드매니저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돈 버는 법을 질문했다. 이 주총에 참석하기 위해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1주 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은 인기다. 물론 주식 가격이 워낙 비싸 상대적으로 저렴한 B주도 한 주에 현재 3600달러를 넘는다. 왜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을 ‘자본주의자들의 축제’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공종식 뉴욕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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