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우리금융지주 CEO ‘귀하신 면접’

  • 입력 2007년 2월 1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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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거대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뽑는 면접은 어디에서 열릴까요. 고급스럽고 보안이 철저한 서울시내 특급 호텔 스위트룸입니다.

13일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 면접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20층의 로열 스위트룸에서 진행됐습니다. 하루 대여비가 300만 원으로 은은한 크림색 소파와 고풍스러운 서재를 갖춘 영국식 인테리어라고 합니다.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4년 우리금융 회장 후보 면접과 지난해 한국투자공사 사장 후보 면접도 특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진행된 바 있습니다.

스위트룸뿐이겠습니까. 우리금융의 차기 회장 인사는 세간의 각별한 관심거리입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249조2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 총자산(57조8100억 원)의 4.3배에 이릅니다.

이날 면접을 치른 한 후보는 기자에게 우리금융회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의 면면을 알려줬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후보 공모를 시작한 추천위는 그동안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죠.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최운열 서강대 부총장, 박봉수 전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 사외이사 3명과 김인기 공적자금관리위원장, 정해왕 금융연구원장, 김영철(전 법무연수원장)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 외부 인사 3명, 그리고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이주형 부사장 등 모두 7명이 이날의 ‘면접관’이었다고 합니다.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 황영기 현 우리금융 회장, 전광우 딜로이트컨설팅 회장, 최명주 전 교보증권 사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그룹 사장 등 5명의 후보가 40분씩 면접을 치렀습니다.

추천위는 이 가운데 박 전 차관과 전 회장을 재경부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이 포함됐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하네요. 만약 아니라면 황 회장은 탈락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임기 말 레임덕, 청와대 코드, 재경부의 밀어주기 기류, 대주주 정부에 인선은 공모, 유례없던 기존 CEO의 연임 여부 등 실로 말잔치가 풍성한 인사입니다. 인선 과정부터 스포트라이트 세례를 받고 있는 새 우리금융 회장, 과연 누가 될까요.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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