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빛나는 백 30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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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 만에 떨어진 백 30은 도전자가 예상하지 못한 수였다. 이 수를 지켜본 박영훈 9단과 최철한 9단은 “기가 막힌 수”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백 ‘가’만을 예상하고 있던 도전자는 좀처럼 착수하지 못하고 16분여를 고심했다. 앞서 ○의 끊음도 그렇고 백 30의 수에서 느껴지는 국수의 내공은 가히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자기보다 한 수 앞을 더 내다보는 국수의 측량할 수 없는 깊이에 도전자는 한기를 느낀다.

흑 31, 백 32를 교환한 뒤 결국 흑 33, 35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백 34, 36이 아프다. 이곳은 원래 흑이 가만히 내버려두어도 백이 손질할 기분이 나지 않는 자리다. 그런 곳을 자청하여(그것도 흑 37까지 후수로) 매듭지어준 꼴이 되었다. 백 32로 위쪽도 두터워졌다. 이 모든 것이 백 30의 공로다. 검토실은 “이 수로 국수가 주도권을 잡았다”고 평했다.

다만 백 38이 싱거웠다. 흑 39로 달리니 마땅한 공격 수단이 안 보인다. 대국 후 도전자는 “참고도 백 1로 두어 13까지 흑 ○ 한 점을 챙기면서 15, 17로 하변 백과 연결하는 자세를 취했으면 더 곤란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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