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니컬러스]흔들리는 부시를 위한 10가지 조언

  • 입력 2007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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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상을 떠난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에게 온갖 찬사가 쏟아지는 요즘,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자신이 남길 부고 기사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지금 당장이라면 부고 기사가 썩 좋게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아마 이렇게 시작하지 않을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별세했다. 그는 9·11테러 사태를 잘 수습해 엄청난 찬사를 받았으나 온갖 욕을 먹으며 불명예스럽게 임기를 마쳤다. 밖으로는 이라크전쟁이라는 진창에 빠지고, 안으로는 강경 노선을 고집해 유권자들을 실망시키고 한 세대 동안 공화당을 무력화하며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가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임기 후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부시 대통령이 2007년 해야 할 일 10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이란 시리아 등 이라크의 다루기 힘든 이웃 국가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이라크 내의 영구적인 군사 기지는 포기해야 한다. 이렇게 한다고 이라크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외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며 외교적 노력을 한다는 인상을 줄 수는 있다.

둘째, 중동의 평화를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협력해 그의 평화제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위한 제네바 협정도 적극 지지해야 한다. 이것이 최후의 평화협정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셋째, 수단 다르푸르 학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중 가장 후회되는 일이 다르푸르 학살 문제를 외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 혹은 그의 전기 작가도 언젠가는 다르푸르 문제를 소홀히 다룬 데 대해 한탄하게 될 것이다.

넷째, 딕 체니 부통령의 안색이 나빠 보이도록 도와 건강을 이유로 사임하게 한 뒤 그 자리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임명한다. 체니 부통령은 부시 행정부 내 분열을 조장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물인 동시에 부시 외교 정책에 가장 나쁜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섯째, 온정적 보수주의를 부활해 호평 받고 있는 5개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프로그램을 연장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프리카 성장지원법을 모델 삼아 유럽과 손잡고 아프리카 경제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여섯째, 기후 변화 문제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앨 고어 전 부통령처럼 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화석연료 사용 억제를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이미지는 매우 나빠질 것이다.

일곱째, 이란 핵 시설에 군사 공격을 할 생각을 접고 이스라엘에도 그런 공격을 수행하는 데 반대한다는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할 경우 이란 강경파의 집권을 25년간 보장하는 셈이 된다.

여덟째, 사회보장제도를 포기하지 말고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9년 제안했던 사회보장제도 개혁 프로그램을 부활해야 한다.

아홉째, 수치스러운 수준에 이른 불평등한 공중보건제도 개선에도 역점을 두어야 한다. 한 세대 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시도했듯이 5세 어린이에게까지 보건제도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열째,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가 언론 탓이라며 신문을 바닥에 집어던지는 일은 삼가길 바란다. 대신 2000년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패배한 뒤 그랬듯 와신상담 자기 쇄신을 하고 비판자와 경쟁자들의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이다. 당시에도 이 방법이 통했듯이 2007년에도 이 방법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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