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에쓰오일의 노사가 8일 올해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노사의 임금협약은 그리 새로운 뉴스가 아니지만 노조가 자발적으로 임금 동결을 결정한 이유가 관심을 끈다.
고유가로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어려움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신진규 노조위원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해 우리에게 돌아올 몫을 협력업체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써 달라고 회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에쓰오일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7% 선. 지난해에도 임금이 6.8% 올랐다.
올해도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에쓰오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장사를 잘하고 있다. 1분기(1∼3월)의 매출액(3조4510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영업이익(2212억 원)과 순이익(1948억 원)도 각각 11%와 19% 증가했다.
하지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소득을 같이 나누고 충남 서산 제2정유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둔 회사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신 위원장은 “노조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선진 노사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