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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1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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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과 재건축 규제 강화 등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도 집값 상승을 잡지 못한 청와대가 검찰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일까.
재건축·재개발 비리 수사를 하고 있는 일선 검사들은 요즘 노심초사하고 있다. 청와대가 검찰 수뇌부에 재건축·재개발 수사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얘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은 2월 서울중앙지검 등 전국 16개 지검 특수부와 형사부 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재건축·재개발 비리 단속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일선 지검과 지청에는 ‘부동산 투기사범 합동수사부’라는 현판이 내걸렸다.
서울중앙지검만 해도 부동산 관련 범죄 수사를 하는 형사8부 외에 특수1부 검사들까지 투입됐다. 수사 상황은 대검에서 직접 챙긴다. 이 같은 수사는 앞으로도 몇 달간 계속될 것이다.
정부와 검찰은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의 비리가 집값 폭등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검찰 수사도 여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사실 이런 재건축·재개발 비리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는 그동안 계속돼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찰이 1년 내내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그럼에도 지난해 이후 오히려 재건축 아파트나 재개발 지역 집값이 이전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뛰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애초 진단부터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로 가뜩이나 위축된 업계에선 경찰 수사에 이어 검찰까지 나서자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검사는 “경찰이 1년 내내 했다가 결국 실패하자 검찰보고 나서라는 것 같다”며 “뭔가 해야 하는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물론 재건축이나 재개발 과정에서 검은 ‘뒷거래’가 분양가를 올리고, 그것이 아파트 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수사를 하는 검사들조차 “수급 불균형 등 다른 수많은 요인은 그대로 둔 채 검찰이 나선다고 하루아침에 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은 1980년대 말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을 때 단골로 등장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주재의 ‘범정부 대책회의’를 연상하게 한다. 그때도 그런 방법은 소리만 요란했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조용우 사회부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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