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오리온스 벤슨 “한국귀화 새 삶”

  • 입력 2006년 4월 8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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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요즘 외국인 센터 리 벤슨(33·사진)을 보면 흐뭇하기만 하다.

○ 마약 혐의 옥살이 어두운 과거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팀을 4강으로 이끌었기 때문. 2월 그를 전자랜드에 영입했을 때만 해도 미덥지 않았던 게 사실. 그의 어두운 과거와 소문난 성격 때문에 마치 시한폭탄을 다루는 듯했다.

벤슨은 고교 졸업 직후인 1993년 마약 거래와 불법 무기 소지죄로 미국에서 8년 동안 실형을 살았다. 2001년 다시 농구공을 잡은 그는 2004년 SK에 뽑혔으나 경기 용인시에 있던 숙소를 보고는 다음 날 바로 출국했다. “외딴 숙소가 감옥을 떠올리게 해 도저히 있을 수 없다”는 게 줄행랑의 이유였다.

○ 전자랜드서 이적뒤 팀워크 플레이

올 시즌 전자랜드에 있을 때도 성적이 꼴찌를 헤매면서 무리한 개인플레이로 원성을 샀다.

하지만 오리온스에서 그는 완전히 달라졌다. 김승현을 비롯한 동료들과 탄탄한 호흡을 맞추며 골밑을 굳게 지켰다.

오전 훈련을 해본 적이 없던 벤슨은 아침 식사 후 맨 먼저 코트에 나오기도 했다. 당초 구단에선 그를 위해 호텔을 따로 잡아 주려고 했으나 아파트 생활을 자청했다.

○ 한국인 여친과 결혼 귀화하겠다

최근 벤슨은 김 감독에게 한국 귀화 의사까지 밝혔다. 한국인 여자친구와 올가을 결혼한 뒤 한국 국적을 얻겠다고 한 것. 성사되면 사상 첫 귀화 농구선수가 탄생한다.

그런 벤슨이 8일부터 삼성과의 4강전에 나선다. 맞대결을 벌일 삼성 올루미데 오예데지는 나이지리아 왕족 출신이다. 나이지리아에선 스포츠 영웅으로 불리는 그는 평소 집안 자랑이 대단하다. 벤슨과 오예데지의 과거는 판이하다. 이들이 펼칠 승부의 세계는 어떨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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