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포스트시즌]4팀 감독들의 얽히고 설킨 인연

  • 입력 2005년 9월 3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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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SK와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으로 프로야구가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

천신만고 끝에 ‘가을 잔치’ 초대장을 받은 팀은 1위 삼성과 2위 두산 등 4개 팀. 축제에 들어가기 전에 각 팀 사령탑들의 얽히고설킨 인연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그 중심에는 선동렬(42) 삼성 감독이 있다. 2003년 가을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으로 일하고 있던 선 감독의 거취는 만인의 관심사였다.

두산이 선 감독의 영입을 추진하면서 9년간 두산 감독을 맡았던 김인식(58) 한화 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두산은 부사장직을 제안했지만 김 감독은 미련 없이 야인(野人)의 길을 택했다. 김 감독이 한화 감독으로 복귀한 것은 올 시즌부터다.

그러나 두산행이 유력했던 선 감독은 막판 삼성 수석코치로 발길을 돌렸고, 공석이 된 두산 사령탑에는 김경문(47) 감독이 앉게 됐다.

이에 앞서 2002년에는 선 감독의 SK행 소문이 널리 퍼졌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현재의 조범현(45) 감독이다.

선 감독과 김경문 감독의 관계는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고려대 3년 선후배 사이. 김 감독이 ‘방장’이었을 때 선 감독은 ‘방졸’이었다.

당시 둘은 여드름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김 감독은 ‘멍게’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선 감독의 손을 잡고 서울역 근처 피부과에 치료를 받으러 다니곤 했다.

동기생인 김경문, 조범현 감독은 프로 원년인 1982년 OB에서 한솥밥을 먹은 포수 라이벌이었다.

둘 다 수비형 포수였고 마스크를 번갈아 썼지만 한국시리즈에선 김 감독이 주전이었다. 코치 시절 김 감독은 홍성흔을, 조 감독은 박경완을 최고 포수로 키워 냈다.

한편 김경문 감독은 1998년부터 배터리 코치로 6년간 김인식 감독을 보좌했다. 김인식 감독과 조범현 감독은 특별한 인연이 없는 편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4인 4색 PS출사표▼

2005 프로야구 가을 잔치에 나서는 4강 사령탑은 4인 4색이다. 삼성 선동렬 감독은 지키는 야구, 두산 김경문 감독은 뚝심 야구, SK 조범현 감독은 데이터 야구, 한화 김인식 감독은 믿음 야구. 이들 네 감독의 포스트시즌 출사표를 들어본다. 질문은 세 가지. ①정규시즌을 마친 소감과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 ②상대하기 까다로운 팀 ③선수들에 대한 주문.

“어떤 팀 올라와도 자신”

▽삼성 선동렬 감독 ①선수들이 잘 해줘 정규시즌 1위를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해 삼성에 2002년의 영광을 다시 한번 안기겠다. ②어떤 팀이건 상관없다.

“어떤 팀 올라와도 자신”

▽두산 김경문 감독 ①올해 고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며 힘들게 했는데 잘 참아줘 마지막 날 기쁘게 됐다. 어느 팀이 올라와도 이길 수 있게 준비하겠다. ②쉬운 팀이 어디 있나. ③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해라.

“어떤 팀 올라와도 자신”

▽SK 조범현 감독 ①올 시즌 꼴찌부터 어렵게 올라온 선수들에게 고맙다. ②어느 하나 쉬운 팀이 없다. ③팬들에게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자.

“나는 너희들을 믿는다”

▽한화 김인식 감독 ①아, 그거 있잖아. 만날 하는 거. 최선을 다하자는 거. 그 말 말고 뭐 있어? ③기본에 충실해라. 너희들을 믿는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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