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5년 9월 6일 03시 0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열린우리당의 경우 당비를 낸 당원 수가 지난해 말 7만7000명에서 8월말 현재 60만여 명으로 늘었다. 한나라당도 같은 기간 3800여 명에서 24만여 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선관위 통계). 정당정치에서 당원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 당비를 내고 당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진성(眞性) 당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저 당비를 대납해 준 사람을 위한 일회성 운동원일 뿐이다. 입당원서만으로 존재한대서 ‘종이 당원’이요, 경선만 끝나면 사라진다 해서 ‘거품 당원’이다.
▷‘종이 당원’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지자체장에 이어 지방의원까지 정당 공천을 받도록 선거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당내 경선에서 이기려면 경쟁자보다 많은 수의 지지 당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한 손쉬운 방법으로 당비를 대납해 머릿수를 확보하는 ‘1회용 당원 챙기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방의원 유급제로 연봉이 5000만∼7000만 원은 될 거라고 하니 이런 작태는 갈수록 심해질 듯싶다. ‘사오정(45세 정년) 시대’에 4년간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자리이니 취업전쟁이기도 한 셈일까.
▷다수 기초의원들은 정당 공천제가 지방의원을 국회의원의 하수인으로 만들고, 선거판을 ‘돈 잔치’로 전락시킨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에 정치권, 특히 여당은 기초의원 정당추천제가 정당정치 활성화와 상향식(上向式) 민주주의에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요즘 돌아가는 모양새로는 어림없어 보인다. ‘종이 당원’으로 상향식 민주주의라니, 소가 웃을 노릇이다.
송 영 언 논설위원 younge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