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더니 홀 바로 앞에 섰다. 2초가 흐른 뒤 공은 마치 누가 ‘훅’하고 불기라도 한 것처럼 슬며시 홀로 사라졌다.
무릎까지 꿇어가며 초조하게 지켜보던 타이거 우즈는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내지르며 포효했다. 기적 같은 ‘칩인 버디’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우즈가 2위 크리스 디마르코에게 1타차로 바짝 쫓긴 16번홀(파3·179야드).
디마르코가 3m 버디 기회를 잡은 반면 우즈는 8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공이 그린과 12m 떨어진 왼쪽 세미 러프에 빠져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우즈는 짜릿한 버디를 낚았고 기가 질린 디마르코의 버디 퍼팅은 홀을 비켜 나갔다. 2타차 선두가 된 우즈는 그 덕분에 17, 18번홀 연속보기에도 연장전 끝에 ‘그린 재킷’을 걸칠 수 있었다.
우즈는 “내 최고의 샷 가운데 하나”라며 기뻐했다. 디마르코는 “우즈의 상상력은 대단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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