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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3월 16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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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차(名車) 화장품 위스키 등 고급 사치품도 한국 시장을 테스트 마켓으로 삼는다. 지난해 도요타가 렉서스 ‘뉴ES330’을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 선보였고, BAT도 한국 시장을 통해 최고급 프리미엄 담배 ‘던힐 톱리프’의 출시를 전 세계에 알렸다. 최근에는 1병(700mL)에 170만 원이나 하는 최고급 위스키 ‘로얄 살루트 38년’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출시됐다. ‘술 사치’로 치면 외국의 부호(富豪)도 한국 중산층에 미치지 못한다.
▷할리우드 영화도 한국을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한다. 연간 1억2000만 명의 관객이 드는 한국에서의 반응이 세계 흥행의 선행지표인 셈이다. 지난해 영화 ‘오페라의 유령’이 미국보다 한 달여 앞서 한국에서 개봉됐고,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액션영화 ‘콘스탄틴’도 미국보다 열흘 먼저 국내에서 선보였다. 자국 영화의 영화 시장 점유율을 50%로 끌어올린 한국 영화 팬들의 까다로운 안목이 할리우드의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해석하고 싶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뭘까. 전문가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와 신제품이 출시되기가 무섭게 제품의 장단점을 족집게처럼 짚어 내 인터넷에 올리는 소비자들의 열정적 태도를 꼽는다. 또 한국인의 민족적 결함으로 지적돼 온 ‘냄비 근성’과 ‘빨리빨리’가 가져 온 또 다른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유럽 시장에서는 몇 년에 걸쳐 일어날 일이 한국 시장에서는 3∼6개월 안에 일어난다. 화가 곧 복이 되듯, 결함 또한 활용하기에 따라선 장점이 될 수 있다.
오명철 논설위원 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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