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신기성 MVP…프로농구 신인왕엔 양동근

  • 동아일보
  • 입력 2005년 3월 15일 23시 02분


TG삼보의 ‘신기’ 신기성(30)이 애니콜 프로농구 2004∼2005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신기성은 15일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자단의 총 68표 중 44표를 얻어 KTF의 현주엽(16표)을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신기성은 3점슛 성공률 1위(47%), 어시스트 4위(경기당 7.09개)를 기록하며 TG의 정규리그 2시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신기성은 특히 180cm의 단신이면서도 경기당 4.08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해 국내선수 중 5위(전체 19위)에 올랐다.
TG의 전창진 감독은 2시즌 연속 감독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신인상은 이번 시즌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모비스에 지명됐던 가드 양동근(24)이 받았다. 양동근은 어시스트 6위(경기당 6.12개), 가로채기 11위(경기당 1.60)에 올랐고 포지션별 우수 수비상도 받아 2관왕이 됐다.
외국인선수상에는 SK의 센터 크리스 랭이 선정됐다. 랭은 블록슛 1위(경기당 2.3개) 리바운드 4위(경기당 11.61개) 득점 6위(경기당 22.87득점).
우수후보선수상과 기량발전상은 군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복귀한 모비스의 포워드 이병석(28)이 선정됐다. 이병석은 수비 5걸에도 포함돼 3관왕.
올 시즌 처음 신설된 ‘클린팀’상에는 삼성이 선정됐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묵묵히 달린 7년… ‘신기의 가드’ 마침내 봄날▼
TG삼보 가드 신기성(30)은 프로 입문 7년 만에 처음으로 올 시즌 코피를 쏟았다.
경기가 끝나면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나고 몸은 천근만근. 그래도 코트에만 나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그런 신기성이 정규리그 시상식장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나이 서른에 비로소 최우수선수의 영예까지 안은 감격 때문.
“농구를 알게 해준 고교 시절 스승인 고 전규삼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내도 큰 힘이 됐어요.”
신기성은 이번 시즌 허재의 은퇴 공백을 메우며 홀로 공수를 조율한 끝에 TG삼보의 정규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마땅한 백업가드가 없는 데다 가드 그레이가 시즌 도중 바뀌면서 늘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는 어려운 상황.
하지만 스피드를 앞세운 과감한 돌파와 트레이드마크인 어깨로 미는 정교한 3점슛으로 해결사 노릇을 해냈다.
신기성은 그 어느 때보다 자기관리에도 신경 썼다. 쉴 때는 외출도 피하고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을 유지했고 기름진 음식 대신 야채와 생선 위주로 먹었다.
신기성은 그동안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었다. 가드의 산실 송도고를 거쳐 1994년 고려대에 입학해 최강의 멤버를 이뤘으나 전희철 김병철 양희승 현주엽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1998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선 겨우 7순위로 나래(현 TG삼보)의 지명을 받았다. 프로 입단 후 신인왕을 받기는 했어도 허재의 강한 카리스마에 움츠러들었다. TG삼보가 2003년 처음 우승했을 때는 상무에서 말년 병장으로 그저 바라만 봐야 했다. 군 제대 후 지난 시즌 복귀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오랜 기다림 끝에 뒤늦게 활짝 꽃을 피운 신기성은 이제 수상의 기쁨은 잠시 접어두려 한다. 지난해 이루지 못한 통합 우승을 꼭 해내고 싶은 것. 그래서 16일부터 시작되는 훈련이 더욱 기다려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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