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나라당 무엇을 하자는 건가

  • 입력 2005년 2월 4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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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원들이 이틀간의 연찬회에서 쏟아낸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당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세일 정책위의장이 제안해 의원들의 추인(追認)을 받은 ‘개혁적 보수’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연찬회에서 나온 여러 목소리가 당의 의견으로 제대로 결집되지 못한 채 토론만으로 끝났다. 의원들 간의 갈등으로 당초 계획했던 ‘국민께 드리는 글’도 채택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당 내에 노선 갈등이나 계파 간 이견(異見)에 따른 진통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 체제가 새로 출범한 지 반년이 지나도록 당내 노선 갈등조차 조율해 내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한나라당은 대선 총선에서 잇달아 패배한 후 ‘새로운 보수’를 강조하며 정책정당,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정부 여당에 대한 당당한 비판과 견제보다 상대의 실수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요 국정 현안의 경우도 당론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채 내홍(內訌)을 거듭했다.

이번 연찬회도 그렇다. 당명(黨名) 개정이나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 입씨름만 벌였지 통일된 의견 하나 내놓지 못했다. 박 대표 등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한계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한쪽에서는 당 차원, 또 한쪽에서는 박 대표 개인 차원의 대처를 주장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하루빨리 가닥을 잡아야 한다.

박 대표는 “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저로 인해 부담스럽고 짐스럽다면 결코 대표직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박 전 대통령 문제를 안고 갈 것인지, 털고 갈 것인지 분명하게 정리를 해야 한다.

이는 한나라당 내부의 일로 그치는 게 아니다. 제1 야당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국민에게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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