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가 초반에 갈라졌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아니면 이 9단의 빈틈없는 행마에 윤 3단이 일찍 좌절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백은 46으로 흑돌을 갈라놓으면서 한 걸음 앞서기 시작했고, 이 한 걸음의 우세가 끝까지 이어졌다. 이 정도의 미세한 차이를 지켜낼 수 있는 기사는 얼마 되지 않는다. 특히 이 9단은 그것을 가장 잘하는 기사다.
흑 13이 윤 3단의 패기를 보여 준 수였지만 다소 지나쳤다. 흑 31, 33의 돌진도 따지고 보면 흑 13에서 파생된 강수. 하지만 백 46까지의 결과는 흑의 실패였다.
백 48, 66의 두 번의 밭전자 행마가 물 흐르듯 유연했고 백 74, 78의 연타가 흑을 괴롭게 했다.
94로 지킨 수가 백의 유일한 실수였다. 흑 95의 침입이 성립하면서 바둑이 어지러워질 조짐이 보였다. 하지만 흑 111이 느슨했다. 백은 112로 대마를 보강해 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백이 176으로 살자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314수 끝 백 2집 반 승. 소비시간 백 3시간 56분, 흑 3시간 12분. 148…95, 165…159, 226…158, 263 269 275 281…259, 266 272 278…260, 274…162, 291…218, 308…267, 314…279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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