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80세 장갑진 감독 7일부터 농구대잔치 참가

  • 입력 2004년 12월 2일 0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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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일 뿐”“평생을 이 농구공에 빠져 살아왔다오.” 7일 개막하는 2004농구대잔치에 서울대팀을 이끌고 출전하는 장갑진 감독. 올해 여든 살의 국내 최고령 지도자로 40년 동안 서울대 농구팀을 이끌고 있다. 김동주기자 zoo@donga.com
“나이는 숫자일 뿐”
“평생을 이 농구공에 빠져 살아왔다오.” 7일 개막하는 2004농구대잔치에 서울대팀을 이끌고 출전하는 장갑진 감독. 올해 여든 살의 국내 최고령 지도자로 40년 동안 서울대 농구팀을 이끌고 있다. 김동주기자 zoo@donga.com
“1960년대 학번은 선생님, 1970년대 학번은 아버님 혹은 사부님, 요즘 학생들은 ‘갑진이 형’이라고 불러요. 허허.”

올해 여든인 장갑진 서울대 농구부 감독은 현역 사령탑 가운데 최고령. 그는 7일부터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04농구대잔치에 참가한다. 서울대 농구부를 이끌어 온 지 올해로 40년.

서울대 상대 출신인 장 감독은 대학생 시절부터 농구에 빠져 지냈다. 빠르고 다양한 작전의 묘미에 반한 것. 6·25전쟁의 와중에 농구부가 해체되자 졸업 후 개인사업을 하던 장 감독은 동문들의 힘을 모아 다시 팀을 만들었다. 1964년엔 사업을 집어치우고 아예 감독을 맡았다.

서울대 농구부는 순수 아마추어팀. 그렇다보니 특기생들이 수두룩한 다른 대학보다 실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농구대잔치엔 2부리그에 출전해 2패. 올 MBC배 대회에서도 2패. 하지만 1970년엔 국가대표들이 즐비한 다른 대학팀들을 꺾고 전국 종별선수권대회 4강까지 올랐고, 1978년 전국추계리그에선 6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그동안 그의 손을 거쳐 간 제자는 100여명. 손자인 장기현씨(체육교육학과 1학년)도 서울대 농구부에서 뛴다. “입학하자마자 농구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손자를 자주 볼 수 있으니까 나야 좋죠. 아직 느리긴 한데 소질은 있어 보여요.”

현재 선수는 14명. 훈련은 매주 3차례 2시간씩 하는데 처음 농구공을 만지는 선수들도 있어 슈팅과 드리블을 일일이 가르쳐야 한다고.

그는 제자들에게 승리보다 스포츠를 통한 협동정신과 페어플레이, 목적의식을 길러주려고 노력한다. 서울대 농구부 출신인 최대혁 서강대 체육관장은 “숨이 차고 힘들 때를 넘겨야 성공한다, 지더라도 성실한 과정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떠올렸다.

노감독의 건강비결은 무엇일까.

“젊어서부터 꾸준히 수영과 등산을 했어요.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 매일 스트레칭을 하고 20분 이상 걷습니다. 그러나 최고의 건강비결은 무엇보다 항상 즐겁게 지내려는 마음입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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