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낙관이 부른 패착

  • 입력 2004년 11월 9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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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가 놓이자 좌상 백진의 골이 깊어졌다. 흑으로서는 이쪽을 얼마나 삭감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문제는 조훈현 9단의 낙관 무드. 그는 중앙 흑 ○ 넉 점이 살면 유리하다고 보고 있었다. 초반에 마련한 50집의 하변 흑을 지나치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흑 123은 낙관에서 나온 실착. 참고 1도 흑 1처럼 깊게 삭감할 자리다. 흑 5까지 탈출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고, 백은 마땅한 반격 수단을 찾기 어렵다.

흑 127이 패착이 됐다. 흑 127은 흑 말을 가볍게 탈출시키는 행마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한발이라도 더 들어가 백 집을 줄여야 했다.

검토실의 결론은 참고 2도 흑 1. 백이 2, 4로 집을 지킨다면 흑 5로 둬 실전과는 한 수 차이가 난다. 이런 진행이었으면 미세하나마 흑이 우세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백도 참고 2도 2, 4처럼 지키지 않고 반격에 나섰을지 모른다.

백은 128로 지키면서 매우 편해졌다.

흑은 대마 탈출을 위해 137과 같은 악수를 둬야 하는 게 가슴 아프다.

백 140도 흑으로선 얄미운 수. 흑이 실리를 벌겠다고 참고 3도 흑 1로 버티다간 백 6 때 응수가 곤란하다. 흑 7로 차단하면 백 14까지 중앙의 기둥 말이 잡혀 버린다.

백이 반상 최대의 곳인 154를 차지하자 흑이 덤을 내기 어려워졌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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