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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14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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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우리도 이제 웰빙에 올인해봐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이 대화를 우리말로 옮겨보면 "야, 신참! 오늘은 막노동 끝내고 생선회랑 튀김이랑 잘하는 집 가자." "네, 우리도 이제 잘 먹고 잘 살기에 몽땅걸이를 해봐요." 정도가 될 터이다.
위의 대화에서 보듯, 최근 아름다운 우리말 대신 외국어·외래어가 넘쳐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게다가 인터넷 사용의 보편화로 인해 가상 공간에서 쓰이는 통신어·외계어까지 실생활 속으로 침투, 우리말을 좀먹고 있다.
'나시' '쓰끼다시' '아나고' '하코방' '와사비' '우동' '지리' 등 우리 말과 글 속에 섞여있는 일본어의 잔재는 여전하다.
이들은 모두 '민소매' '곁들이 안주' '붕장어' '판잣집' '고추냉이' '가락국수' '싱건탕' 등 고운 우리말로 얼마든지 바꿔쓸 수 있는 단어들이다.
요즘 자주 쓰이는 '웰빙'(well-being)이란 말도 마찬가지.
'몸과 마음의 안녕과 행복 또는 그것을 추구하는 일'을 가리키는 이 영단어는 국내서도 2002년부터 조금씩 쓰이다 지금은 아예 하나의 문화적 흐름을 지칭하는 말로 자리잡았다.
최근엔 이도 모자랐던지, '웰이팅'(well―eating)’ '웰스터디'(well―study) '웰루킹'(well―looking) 등 '웰빙'에서 유추된 영어 단어는 물론, 심지어 '웰빈'(well貧)' '웰변'(well便) '배드비잉'(bad being) 같은 정체불명의 단어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위협에 직면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되살리기 위한 인터넷 사이트가 최근 문을 열었다.
국립국어연구원과 동아일보사, 동아닷컴, 케이티문화재단이 함께 마련한 '모두가 함께 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http://www.malteo.net)가 바로 그것.
이곳에서의 '우리말 다듬기' 방식은 간단하다.
먼저 사이트엔 매주 하나씩 '다듬을 말'이 제시되고, 네티즌들은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올릴 수 있다.
이어 국립국어연구원이 이들 의견 가운데 1차로 4~5개의 단어를 선정하면, 네티즌들은 다음주 마음에 드는 단어에 한 표씩을 던지면 된다.
최종 확정된 '다듬은 말'을 처음 제안한 네티즌에겐 30만원짜리 상품권이 주어진다. 또 투표에 참여한 네티즌 가운데 추첨을 통해 뽑힌 4명에겐 3만원짜리 도서 상품권이 주어진다.
현재 '이주의 다듬을 말 투표'엔 '웰빙'(well-being)이 올라와있고, 보기로는 '참살이' '튼실' '잘살이' '행복찾기' '금빛' 등 5개가 제시됐다.
'웰빙'에 이어 다음주 투표에 오를 단어는 '스크린도어'이다(문의 : 국립국어연구원, 02-2669-9735).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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