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左 편향 정치가 경제발전 막는다”

  • 입력 2004년 7월 12일 18시 41분


미국계 모건스탠리증권이 지난주 서울발(發)로 내놓은 한국투자전략보고서 내용은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하기를 왜 겁내는지, 그 중요한 일면을 드러내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의 정치인들이 40년간 경제발전을 이룩한 시장자본주의시스템을 의심하고 분배 중심적인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한국 정치의 좌(左) 편향적 경향이 경제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 증권사 아시아태평양수석이코노미스트는 별도보고서에서 한국사회가 경제적 자유를 악화시킬 수 있는 소득불평등 해소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근거 없는 추상적 보고서”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투자금융기관이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 대해 이 같은 시각을 갖게 됐을 뿐 아니라 이를 공표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정부와 여당은 한국 정치가 좌로 편향하고 있고, 이것이 시장경제심리를 위축시키며 결국 경제발전 저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일방적 시각이 우리 경제에 실제로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시각을 불식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선택해 일관되게 실행하는 것이 해법이다. 한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가 경제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는 시기에 처해 있다고 모건스탠리가 진단한 데 대해 막연하게 반박만 해서는 의심을 풀 수 없다.

한국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은 이뿐이 아니다. 일본의 대표적 한국경제전문가인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도 내수불황의 장기화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한국경제는 노조문제와 정권의 예측불가능성 및 외교적 실책 등 정치적 실패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 여당은 이를 뒤집을 만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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