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반대 與 초재선 의원들 “黨은 黨, 나는 나”

  • 입력 2004년 6월 15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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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지도부가 14일 열린 당-정-청 고위 안보협의회에서 금주 중 이라크 추가 파병 방침을 확정키로 의견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파병 반대파의 ‘마이웨이 행보’는 15일에도 계속됐다.

특히 이라크 파병 재검토 결의안에 서명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67명의 상당수는 여전히 “파병 논의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는 “이라크 파병에 대한 유엔 결의안이 통과된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룰 수만도 없다”며 서서히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유승희(兪承希) 의원은 이날 오전 재검토 결의안에 서명한 의원들과 접촉한 뒤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정부가 파병을 밀어붙이는 것을 보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병 반대파들이 당 지도부와 정부의 압박에 ‘진압’됐다고 하지만 오히려 단결을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됐다”며 “17일 의원총회에서 국회 내 파병 연기를 위한 검토위원회 설치를 다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우(李哲禹) 의원도 “전황이 변한 상황에서 정부도 현 상태에서의 파병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당론 결정 과정이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결의안에 서명했던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11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유엔 결의안에 대한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의 설명을 듣고 파병 반대에 대한 신념이 한풀 꺾였다”며 “결의안에 서명한 몇몇 의원도 파병 반대에서 돌아서려고 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파병 반대 움직임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의원 개개인의 소신도 소신이지만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파동에서 드러난 수직적인 당-청 관계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날 김근태(金槿泰) 전 원내대표의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는 발언도 기름을 부었다.

이에 당 지도부는 17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파병 반대 의원들이 속해 있는 국민통합실천위원회 위원들과의 청와대 만찬 회동에서 타협의 실마리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부겸(金富謙) 의장 비서실장은 “파병 반대파들이 주장을 접을 수 있는 명분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경(李美卿) 국민통합실천위원장은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병 반대파들은 재검토 결의안에 서명한 야당 의원 24명을 포함한 91명이 모두 참석하는 토론회를 18일 열고 파병 반대 여론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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