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블로킹 7개 '거미손' 방신봉…현대캐피탈, 대한항공 격파

  • 입력 2004년 2월 4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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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부활을 미리 예견하고 준비했을까. 방신봉은 손끝에 걸린 공이 상대 네트에 정확히 떨어진 것을 확인한 뒤 코트에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거나 두 주먹을 앞뒤로 흔들며 상대의 기를 죽이는가 하면 때로는 삼바춤을 추는 화끈한 세리머니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거미손’ 방신봉(29·현대캐피탈)이 완벽하게 살아났다.

4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KT&G V투어2004배구 4차(구미)투어 남자부 A조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전.

현대캐피탈의 센터 방신봉은 이날 고비마다 상대 공격을 철벽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모두 7개의 블로킹(10득점)을 잡아내는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까지 국가대표팀 부동의 센터로 활약했던 방신봉은 지난해 코칭스태프와의 불화로 팀 이탈 파문에 휩싸인 뒤 올 시즌 초 발목을 다쳐 그동안 조커로만 투입되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이틀 전 삼성화재전에서 오랜만에 선발로 코트에 나서 블로킹 6개(10득점)를 잡아낸 데 이어 이날 활약으로 부상 후유증을 말끔히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4차투어 들어 전력이 일취월장한 현대캐피탈은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대한항공의 주 공격루트인 윤관열 장광균의 레프트 공격을 방신봉과 이선규가 블로킹으로 철저하게 차단한 가운데 중앙 속공과 좌우 강타로 1, 2세트를 각각 25-19, 25-17로 가볍게 마무리한 것.

현대캐피탈은 3세트 들어 전열을 정비한 대한항공에 17-25로 세트를 내줬으나 신인 라이트 박철우가 4세트에서만 11점(19득점)을 챙기는 원맨쇼로 24-23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든 뒤 방신봉이 윤관열의 강타를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25-23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1승1패를 기록하며 목포투어에 이어 이번 시즌 들어 두 번째 4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대학부 준결승에서는 경기대가 한양대를 3-2로 꺾고 결승에 올라 6일 경희대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4일 전적

△남자부 A조

현대캐피탈 3-1 대한항공

(1승1패)(1패)

△대학부 준결승

경기대 3-2 한양대

△여자부

KT&G 3-0 LG정유

(2승) (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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