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농담'…고대 철학자들이 남긴 농담들

  • 입력 2004년 1월 30일 17시 26분


코멘트
◇농담/이형식 편역/341쪽 9000원 궁리

얘기1)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로 꼽히는 탈레스(기원전 7∼6세기)에게 어느 날 누군가가 물었다. “탈레스,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간교한 폭군이 무사히 늙어가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이지.”

그 사람이 다시 물었다. “역경을 수월하게 견디는 방법을 아나?” “물론이지! 우리보다 더 불행해진 적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의 고초를 잊을 수 있지.”

얘기2) 오직 곤충연구에만 몰두하던 어느 학자가 벼룩 한 마리를 흰 종이 위에 올려놓고 소리쳤다. “뛰어!” 벼룩이 톡톡 뛰었다. 그러자 과학자가 벼룩의 다리를 모두 떼어낸 다음, 다시 소리쳤다. “뛰어!” 그러나 벼룩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과학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연구 노트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벼룩은 다리가 없으면 듣지 못한다.’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 등 그리스 로마 철학자와 중세 이후 프랑스 문인들이 남긴 ‘농담’들을 모았다. 옮긴이는 “어떤 종류이든 농담은 고여 썩고 있는 물을 흘러가게 해주는 ‘정신적 배수로’”라고 말한다.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