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거구 다툼’ 違憲 사태는 안 된다

동아일보 입력 2003-12-29 18:50수정 2009-10-10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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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선거구 다툼’이 위헌 사태로 치닫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1년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의 인구편차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금년 말까지 시정하도록 유예기간을 줬다. 따라서 내일까지 인구편차를 3 대 1 이내로 재조정해 위헌 요소를 제거하지 않으면 지구당의 법적 지위가 효력을 잃는 등 정치적 혼란이 우려된다.

사정이 이처럼 절박한데도 정치권은 ‘제 밥그릇 늘리기’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4당은 어제도 선거법 개정안을 다루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 문제를 논의했으나 한나라 민주 자민련 등 세 야당과 열린우리당간 입장이 맞서 절충에 실패했다.

양측 모두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지역구 의원 증원을 주장하거나 이에 반대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속셈은 뻔하다. 세 야당은 지역기반이 탄탄한 농촌지역 선거구 수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고, 지역기반이 취약한 우리당은 그렇게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의원 수 증원에 목매는 세 야당이나 막무가내로 회의 진행을 막는 우리당이나 국민의 눈에는 당리당략이라는 점에서 한통속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돈 선거’ 추방이라는 정치개혁의 본질은 제쳐 둔 채 선거구 문제로 시간을 보내다 이제 법 개정 시한도 아랑곳하지 않는 정치권의 행태가 참으로 고약하다. 4당은 해를 넘기지 말고 선거구 조정을 매듭지어야 한다. 정치란 결국 이해관계의 조정이다. 어느 쪽이든 전부나 전무(全無)를 고집해서는 협상이 될 수 없다. 남은 이틀 동안 대타협을 통해 선거구 전체가 위헌이 되는 초유의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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