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프로야구]“넘버36… 홈런왕 이승엽이 왔다” 日지바 뜨거운 환영

입력 2003-12-16 18:02수정 2009-10-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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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한국의 최고타자’라는 생각을 버리겠습니다. 9년 전 삼성에 입단했을 때처럼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뛰겠습니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국민타자’ 이승엽이 16일 지바 롯데 마린스 홈구장이 있는 지바현 마쿠하리 뉴오타니 호텔에서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승엽은 “제가 이곳에서 할 일은 좋은 플레이, 깨끗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본 프로야구에 빨리 적응해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인 이송정씨와 함께 양복 차림으로 나온 그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등번호 36번이 새겨진 지바 롯데 마린스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가와기타 도모카즈 구단 대표는 “홈런은 최소한 30개, 타율은 2할9푼, 타점은 100개 이상을 기대한다”며 “한국에서 가장 실력 있고 인기 있는 선수인 만큼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롯데 선수가 된 소감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제 지바 롯데 마린스 선수가 됐으니 한국에서 플레이했던 기억을 잊고 롯데 선수라는 각오로 뛰겠다.”

―롯데를 선택한 이유는….

“가장 먼저 제의가 왔다. 한국 프로야구 선배들이 일본에서 적응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롯데는 감독이 미국인이어서 적응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 프로야구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나.

“발이 굉장히 빠르고, 타자들은 정확도가 뛰어나 공을 잘 맞힌다. 투수들의 스피드는 한국과 별 차이가 없지만 코너웍이나 포크볼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선동렬 이종범 등 일본에 먼저 진출했던 선배들로부터 어떤 충고를 들었는가.

“일본 야구를 호락호락하게 봤다가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충고를 들었다. 빨리 동료들과 얼굴을 익히고 새 시스템에 적응하도록 노력하라고 했다. 비자문제가 해결되면 내년 1월 10일경부터 일본에서 자율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메이저리그에 가려는 이유는….

“2년 전부터 준비해 왔고 스프링캠프에도 짧은 기간이나마 참가했기 때문에 애착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일본 프로야구 선수가 됐으니 메이저리그 얘기는 접었으면 한다.”

―롯데 홈구장이 넓은 편인데 홈런을 치는 데 지장이 있지 않을까.

“홈런은 100m를 쳐도, 130m를 쳐도 똑같은 홈런이다. 장외홈런을 치지 않아도 넘어가면 홈런이기 때문에 펜스가 길다고 의식적으로 길게 치지 않겠다. 원래 내 스윙대로 하겠다.”

―내년 목표는….

“올해 롯데 성적이 안 좋은데 내년엔 전력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 30년간 우승을 못했다니 우승에도 기여하고 싶다. 첫해여서 쉽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2할9푼, 홈런 30개가 목표다.”

한편 미국에 체류 중인 바비 밸런타인 감독은 이날 메시지를 통해 “이승엽 같은 유능한 선수와 함께 뛰게 돼 흥분과 기쁨을 느낀다”며 “준비를 잘해 행복한 시즌이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도쿄신문 운동부의 마키다 유키오 기자는 “이승엽의 가세로 센트럴리그에 밀렸던 퍼시픽리그가 활기를 되찾게 됐다”며 “특히 세이부라이언즈 ‘괴물투수’ 마쓰자카와 이승엽의 승부가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한복 차림의 지바현 재일동포들이 나와 이승엽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이승엽은 17일 신동빈 구단주대행과 상견례를 한 뒤 귀국해 22일부터 대구에서 자체훈련에 들어간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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