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안데르센 자서전'…'동화의 왕'은 어떻게 살았나

입력 2003-12-05 17:25수정 2009-10-1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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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자서전/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이경식 옮김

/891쪽 2만7000원 휴먼앤북스

1805년, 덴마크 오덴세의 작고 누추한 방에서 아기가 태어났다. 구두 수선공이었던 아버지는 관을 뜯어 만든 침대에 아이를 뉘었다. 행복한 인생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광경이었다.

이 아이는 어른이 되어 쓴 자서전 시작에 이렇게 적었다. “내 인생은 멋진 이야기이다. 행복하고 온갖 신나는 일로 가득하다.”

‘동화의 왕’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 그의 자서전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참회록’, 괴테의 ‘시와 진실’ 등과 더불어 고금의 명자서전 중 하나로 꼽힌다. 41세 때 이미 첫 번째 자서전을 썼던 그는 50세, 62세 때 두 번에 걸쳐 내용을 덧붙이고 손질했다.

그는 자서전이 자신이 쓴 동화에 대한 ‘주석서’의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실제로 그의 동화에 나타난 내용 중 많은 부분이 그의 실제 체험에서 영감을 얻은 것임을 발견할 수 있다. 난생 처음 구두를 사 신은 그는 교회에서 사람들이 자기 구두를 보아주기를 기대하지만, 결국 죄책감을 느낀다. 이 체험은 동화 ‘빨간 구두’로 형상화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19세기 유럽 문화의 풍경을 정밀하게 드러낸다는 것. ‘김을 뿜는 거대한 용(기차)이 자네 집일세’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안데르센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여행에 할애했다.

포르투갈과 터키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역을 다니며 하인리히 하이네, 찰스 디킨스, 그림 형제, 빅토르 위고 등과 나눈 풍성한 지적 교류의 기록이 책의 매력을 높여준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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