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40억6000만원…정수근 FA최고액 롯데行

  • 입력 2003년 11월 25일 2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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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살리려고요.”

25일 역대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사상 최고액인 6년간 40억6000만원에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한 정수근(26·전 두산 베어스·사진)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들려온 대답은 신선했다.

“왜 롯데와 계약했느냐”고 묻자 그는 “부산 팬들을 다시 운동장에 불러 모으고 싶었다”고 답했다. “예전엔 사직구장에 가면 2만∼3만명의 관중들이 구장을 꽉 채웠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롯데도 살리고 한국 프로야구에도 희망을 안겨주기 위해 롯데로 간다”고 했다.

하루 전인 24일 삼성과 협상한 정수근은 “사실 삼성의 조건이 더 좋았다. 그렇지만 롯데로 가고 싶었다. FA가 되기 전인 올 시즌 중간부터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날 계약한 내용은 계약금 12억6000만원, 연봉 19억원, 옵션 6억원, 4년 후 FA 포기 보상금 3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인 총 40억6000만원. 이 가운데는 기준 성적에 미달됐을 경우 연봉 일부를 반납하는 마이너스 옵션 9억원이 포함돼 있다.

올해 89경기에서 타율 0.321, 17타점을 거둔 정수근은 98년부터 4년 연속 도루왕에 올랐을 정도로 빠른 발과 뛰어난 야구 센스에 어린 나이가 큰 장점으로 평가됐다.

롯데는 이날 올 시즌 FA 투수 최대어 중 한 명인 이상목(32·전 한화 이글스)과도 계약해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계약기간 4년에 총액 22억원으로 역대 FA 투수 중 최고대우. 이상목은 올해 15승으로 다승 2위에 올라 확실한 선발투수로 꼽혔다.

롯데는 이상구 단장이 오전에 대전에서 이상목과 계약한 뒤 바로 상경해 정수근의 사인을 받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측은 “팬들에게 약속한대로 내년엔 반드시 중위권 도약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정수근과 이상목은 26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입단식을 갖는다.

올해 FA ‘빅4’ 중 마해영(기아) 정수근 이상목이 계약을 완료함으로써 이제 진필중만 미계약자로 남게 됐다. 그는 LG행이 유력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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