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어떻게 될까]"아파트 팔려면 서둘러야"

  • 입력 2003년 10월 30일 18시 10분


코멘트
《“아파트를 팔아야 할 처지라면 서두르는 게 좋다.” 동아일보 경제부가 29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 종합대책’과 관련해 전문가 9명에게 아파트 매각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앞으로 주택 매매 시장 동향에 대해서는 대부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갈수록 정부 규제가 집중되고 있는 아파트를 대신할 투자 상품으로는 주 5일제 근무 도입 등으로 수요가 늘어날 대도시 주변 토지가 많은 추천을 받았다.》

▽집값, 올해 말까지는 하향 안정=집값 동향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약보합 또는 하향 안정세를 점쳤다. 특히 올 연말까지 심리적인 충격 때문에 단기적인 매매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의 김선덕 소장은 “계절적으로 비수기에 접어든 상태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중과세 등의 조치가 예고됐으므로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물건들은 전반적인 시장 가격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환경연구원의 김우진 원장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역별 차등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개발 호재가 예고된 경기 광명시나 만성적인 수요 초과지역을 제외하곤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

한편 집값 안정세가 내년을 고비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적잖아 주목을 끈다. 이들은 정부 대책의 공급 측면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데다 내년에 경기 회복, 장기저리주택대출(모기지) 도입 등의 호재가 이어질 경우 가격이 상승세로 반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기획실장은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봄 이사철 특수를 맞는 내년 초에 값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114의 이상영 사장은 “내년 부동산 시장은 금리보다는 경기 회복 수준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정부의 계획대로 경기가 좋아진다면 집값의 두 자릿수 상승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집 파는 시기는=9명 가운데 6명은 ‘빠를수록 좋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반면 “시장 추이를 봐 가며 매도 타이밍을 결정하라”거나 “가급적 늦추는 게 좋다”는 응답자도 3명이나 됐다.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은 갈수록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빨리 팔수록 매도차익을 많이 남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선덕 소장은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세금을 한 푼이라도 줄이는 게 수익을 높이는 방법”이라며 “다주택 보유자는 매도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에셋 오석건 부사장도 “뚜렷한 상승 요인 없이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와 주상복합 분양권은 빨리 파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닥터아파트 오윤섭 사장은 “봄 이사철이 시작되면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매도자가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며 “이때를 골라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안명숙 소장은 “정부 계획대로 1년의 유예조치가 주어지면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이 늘어나기까지는 1년 반 정도의 기간이 남아 있다”며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안 소장은 또 주택 처분은 양도차익이 적은 집, 싼 집을 우선적으로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집 구입 시기는=내년 이후로 늦추라는 전문가가 5명이었고 연내에 매입하라는 응답자도 3명이나 됐다. 1명은 매물을 보면서 판단하는 게 좋다는 입장.

내년 이후로 늦추라는 전문가들은 내년 이후로 갈수록 시장이 안정세를 찾고 다주택자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내 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매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며 “내년 1월 이후가 적당한 매수 타이밍”이라고 주장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내년 3·4분기(7∼9월) 정도가 되면 매물이 충분히 쌓일 것”으로 예상하고 이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지를 주목하라=정부 규제가 집중되면서 투자 위험도가 그만큼 커진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투자 상품으로 9명의 전문가 가운데 7명이 토지를 꼽았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 따른 직접적인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데다 △주 5일제 도입 △행정수도 이전과 신도시 개발 △각종 지방균형개발사업 등으로 토지의 투자가치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가도 4명의 추천을 받았다.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를 염두에 둔 판단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차별화가 큰 상품인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내년 하반기 이전에 분양될 주상복합아파트도 노려볼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도 3명이나 됐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이철용기자 lcy@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