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KBL-서장훈 ‘모델료 충돌’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7시 45분


프로농구 삼성 서장훈(2m7)은 25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먼저 해결할 문제가 하나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자신에게 내린 광고 출연료 환불 명령 기한 17일이 눈앞에 다가온 것. KBL은 지난해 10월 서장훈이 전 소속팀 SK로부터 받은 광고 모델료 가운데 7억5000만원을 1년 안에 되돌려주라고 결정했다. 서장훈이 SK에게 받은 광고모델료 16억5000만원(세금 공제 후) 중 9억원만 모델료로 인정하고 나머지 7억5000만원은 ‘연봉을 보전하기 위한 뒷돈 성격이 강하다’며 환불 명령과 함께 1200만원의 제재금까지 부과했다.

납부 기한을 이틀 앞둔 15일 서장훈 측은 SK구단에 ‘모델료를 돌려줄 수 없다’는 내용증명을 보내 KBL의 결정에 따를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서장훈의 아버지 서기춘씨는 “SK와 정식 광고계약을 마친 뒤 세금까지 낸 마당에 KBL에서 무슨 근거로 돈을 돌려주라고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향후 법적 대응까지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BL 박효원 이사는 “(서장훈에 대한)시정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변호사 자문과 재정위원회를 통해 대처 방안을 강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단 결정을 내린 사항이기 때문에 철회되는 일은 없으며 결론을 내야한다는 것이 KBL 측의 입장. 그렇다고 서장훈에 대한 출전정지 같은 징계는 제3자인 삼성 구단에 전력 공백에 따른 피해를 줄 수 있어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장훈에 대한 모델료 반환은 KBL의 무리한 결정이었다는 것이 농구계의 중론. 악습이었던 구단의 뒷돈 관행을 없앤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모델료 가운데 일부만 인정한 근거가 모호한 데다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

하지만 KBL이 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이번 사태는 자칫 법정 대립으로 비화될 우려마저 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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