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하승진, 스피드를 키워라

  • 입력 2003년 10월 2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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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알아야 정답을 맞힐 수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꿈꾸는 한국 농구 최장신 센터 하승진(18·삼일상고·2m23·사진)은 1일 중국 하얼빈에서 끝난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소중한 경험을 했다. 성인 농구 데뷔전이었던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

고교생 국가대표라는 부푼 희망을 품고 이 대회에 출전한 하승진의 어깨는 사실 무거웠다. 서장훈(삼성) 전희철(KCC) 현주엽(코리아텐더) 등 간판 포스트맨들이 모두 부상으로 빠져 자신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컸던 것.

하승진이 이번 대회 8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경기당 평균 6점, 4리바운드. 카자흐스탄과의 예선에선 25분 동안 13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 쏟아졌던 스포트라이트를 생각하면 성에 차지 않는 기록이다.

대표팀 전창진 감독은 “승진이는 아직 어리다. 충분히 강하지 않으며 슈팅 성공률도 높지 않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했다면 큰 소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의 말대로 하승진은 특히 레바논과의 준결승전과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스피드와 순발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드러냈다. 몸놀림이 둔하다 보니 다른 네 명의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NBA 휴스턴 로키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야오밍(23·2m26)의 마크맨으로 나섰으나 1쿼터 4분여 만에 4반칙으로 코트를 떠났다. 이 경기에서 하승진은 4점, 1블록슛에 그쳤고 야오밍은 30점, 15리바운드, 7블록슛을 올렸다. 대한농구협회 신동파 부회장은 “농구는 역시 신장만 갖고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 면에서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성장하는 과정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하드웨어’는 단연 최고인 ‘미완의 대기’ 하승진이 NBA에 진출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훈련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충분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게 농구 전문가들의 지적. 같은 센터 출신인 김유택 명지고 감독은 “고교 때 아무리 잘해도 대학 선수와는 수준차이가 많은 게 현실이다. 하승진은 긴 안목으로 충실하게 준비를 해야 하며 체력과 함께 빠른 농구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게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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