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김인식감독 '아름다운 퇴장'

  • 입력 2003년 9월 30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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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인식 감독(56)이 결국 '아름다운 퇴장'의 길을 택했다.

29일 한화와의 대전경기를 끝으로 정규시즌을 모두 끝낸 김 감독은 30일 잠실야구장의 구단 사무실을 방문, 경창호 사장을 만나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감독이 9년간 몸담았던 두산을 스스로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 해태 시절 아끼는 제자이자 후배였던 선동렬(40·주니치 드래건스 코치)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두산은 올해로 김 감독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지만 재계약에 대한 언급은 미룬 채 선동렬의 영입을 위해 물밑 작업을 벌여왔고 최근에는 경 사장이 직접 선동렬 영입 의사를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선동렬은 두산의 '러브콜'에 즉답을 하지 않은 상태. 감독이 되기 위해 평소 존경해 온 스승을 밀어내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김 감독은 자신보다는 제자의 앞날을 걱정했다. 김 감독은 선동렬에게 "꼭 두산으로 와서 침체에 빠진 구단을 도와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김 감독도 9년간 자신을 분신처럼 따르며 95년과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코칭스태프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말을 잇지 못했다.

어쨌든 김 감독이 용퇴함으로써 선동렬의 두산행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두산은 4일 선동렬이 귀국하는 대로 만나 구체적인 계약 협상을 할 예정. 또 선수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김 감독이 '야인'이 됨에 따라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사령탑 연쇄 대이동이 점쳐지고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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