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런주말’… 56호 쏜다

  • 입력 2003년 9월 26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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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나 남았다.” ‘홈런타자’ 이승엽이 주말에 롯데 SK를 상대로 아시아 홈런 신기록에 도전한다. 이승엽이 25일 광주 기아전에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 아시아 홈런 신기록에 ‘하나 남았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제 하나 남았다.” ‘홈런타자’ 이승엽이 주말에 롯데 SK를 상대로 아시아 홈런 신기록에 도전한다. 이승엽이 25일 광주 기아전에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 아시아 홈런 신기록에 ‘하나 남았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제 1개 남았다.

1개만 더 치면 56호로 일본 프로야구 기록을 뛰어넘어 아시아 프로야구 신기원을 열게 되는 ‘국민타자’ 이승엽(삼성·27).

정규시즌 종료까지 아직 6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시즌 최다홈런 신기록 가능성은 높다. 물론 53호에서 54호로 가기까지 8경기 무홈런의 슬럼프가 있었지만 이승엽은 그 다음인 55호를 4경기 만에 뽑아내며 주변의 우려를 씻어냈다. 그는 “6경기에서 하나만 치면 되지 않느냐.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서겠다”고 홀가분해 하고 있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게 사직 롯데전(27일)과 대구 SK전(28일). 롯데는 이승엽이 99년 43호 홈런 신기록을 세울 때, SK는 올해 세계 최연소 300홈런을 작성할 때의 상대팀. “한 번 벌어진 일은 또 일어난다”고 이들이 다시 희생양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승엽 남은 경기 일정
날짜상대팀(구장)
9월27일(토)롯데(사직)
9월28일(일)SK(대구)
9월29일(월)LG(잠실)
9월30일(화)LG(잠실)
10월1일(수)기아(광주)
10월2일(목)롯데(대구)

8위 롯데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 건너갔기 때문에 이승엽에 대한 견제가 다른 팀보다 덜하겠지만 그래도 ‘안방’에서 대기록을 내주는 게 기분 좋을 리 없다. 게다가 최근 이승엽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이승엽 못지않게 정신적인 부담감을 안고 있어 컨트롤이 제대로 안 된다.

25일 첫 타석에서 이승엽을 상대하다 볼넷을 내줬던 기아 김진우는 “다른 타자보다 훨씬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며 부담스러워 했다. 주위에선 정면승부하라고 난리지, 코너워크는 잘해야지…. 투수들은 ‘죽을 맛’이다.

또 이승엽을 거르면 4번 마해영 5번 양준혁으로 이어져 대량실점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볼넷으로 내보내기도 쉽지 않은 형편.

몸쪽 공을 기다리다 노려 치는 ‘노림수’로 25일 55호를 때려내긴 했지만 이승엽의 타격감은 좋은 상태가 아니다. 그의 ‘사부’인 박흥식 타격코치는 “방망이 끝이 무뎌져 있는 데다 ‘엎어 치기’ 때문에 타구의 회전방향이 홈런성 타구와는 반대로 걸린다”고 설명했다.

홈런을 치기 위해선 공의 밑 부분을 맞혀 높게, 그리고 멀리 날아가게 해야 되는데 현재 이승엽의 타격은 반대로 공의 윗부분을 맞히기 때문에 회전이 아래쪽으로 걸려 드라이브가 생긴다는 얘기다. 최근 뜬공보다 땅볼이 부쩍 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인들은 이승엽이 무난히 홈런 신기록을 세우리라고 확신하는 분위기. 하일성 KBS해설위원은 “김진우의 시속 147km짜리 공을 넘기는 걸 보면 타격감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주말 2경기 안에 56호가 터진다”고 장담한 뒤 “몸쪽이면 몸쪽, 바깥쪽이면 바깥쪽 한 가지 코스를 노려 쳐야 한다”고 이승엽에게 조언했다.

2년간 삼성에서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었던 조계현 기아 투수코치는 “그렇게 엄청난 중압감을 견뎌내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타자”라며 “기량도 기량이지만 투수와의 수읽기에 능한 뛰어난 머리를 갖고 있어 반드시 홈런은 터진다”고 낙관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이승엽 55호’ 외신보도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국민타자’ 이승엽의 홈런에 외신도 관심을 보였다.

AP통신은 25일 이승엽이 기아와의 광주경기에서 시즌 55호 홈런을 치자 ‘한국의 이승엽, 64년에 세워진 아시아 홈런 기록과 타이’라는 제목으로 기록 달성을 보도했다.

AP는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의 오 사다하루(王貞治·다이에 호크스 감독)가 세운 아시아 최다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고, 자신이 99년 세운 한국 최고기록도 바꿨다고 전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4차례 홈런왕에 오른 이승엽이 한국의 홈런 기록을 깼고 일본 기록은 오 사다하루 등이 세운 55개라고 소개하면서도 이승엽의 기록이 아시아 타이기록이라고 보도하지는 않았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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