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3개월만에 3단서 9단으로 초고속승단 이세돌

  • 입력 2003년 7월 8일 18시 56분


코멘트
국내 바둑계에서 최연소 최단기 9단 승단의 신기록을 세운 이세돌 9단. 그는 “프로기사는 단보다 실력이 우선”이라며 2001년부터 승단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동아일보 자료사진
국내 바둑계에서 최연소 최단기 9단 승단의 신기록을 세운 이세돌 9단. 그는 “프로기사는 단보다 실력이 우선”이라며 2001년부터 승단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동아일보 자료사진
“9단이 된 것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입신(入神·9단의 별칭)에 오른 것이 기쁘긴 하지만 프로 기사는 단(段)보단 실력이 우선이죠.”

최근 일본에서 열린 후지쓰배에서 우승한 이세돌 9단(20)은 3개월 만에 6단이 오르는 초고속 승단으로 9단이 된 것에 대해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올해 4월 3단이었으나 LG배 세계기왕전과 후지쓰배 우승 등으로 3개월 만인 이달 초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 이세돌 9단은 20세 4개월, 입단 8년 만에 9단에 올라 이창호 9단의 최연소 최단기 9단 승단 기록을 깼다.

이세돌 9단의 초고속 승단은 올해 개정된 한국 기원의 승단 규정 덕분이다. 새 규정에 따르면 세계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3단, 준우승시 1단이 오른다. 또 ‘KT배’ 등 국내 대회 상금랭킹 3위 이내 기전에서 우승하면 2단이, 준우승하면 1단이 오른다. 나머지 국내 기전은 우승자만 1단이 오른다.

이세돌 9단은 4월 LG배 세계기왕전 우승으로 6단에 올랐고 5월 상금랭킹 1위인 KT배 준우승으로 7단, 그리고 후지쓰배 우승으로 9단이 된 것.

이세돌 9단은 2001년 하반기 이후 승단 대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로서 대국료가 없는 대회에 참가할 수 없으며 ‘단’이 실력의 가늠자는 아니다”고 말해 왔으며 그의 불참을 계기로 승단 규정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단과 실력이 비례했으나 신예 기사들이 9단 등을 이기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단의 권위가 무너진 것.

한편 이창호 9단은 1996년 7단 시절 유창혁 9단과 함께 한국기원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20세 11개월, 입단 9년 만에 9단이 됐다. 86년 입단한 그는 91년까지 10개의 국내 타이틀을 획득해 현재와 같은 승단 제도라면 10여년 전에 9단에 올랐을 것으로 바둑계는 보고 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