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난 네가 무서워”…올 프로야구 천적관계 심화

  • 입력 2003년 5월 27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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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이라고 모든 팀에 강할 수는 없는 법. 마찬가지로 약팀이라고 함부로 얕보다간 큰 코 다친다. 올해 프로야구의 팀간 먹이사슬은 예년에 비해 더욱 천적관계가 두드러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2000년 창단 후 4년만에 처음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돌풍의 팀 SK. 하늘을 나는 용이란 뜻의 와이번스는 동물 중에선 왕이지만 사람에는 약했다.

바로 7위에 턱걸이하고 있는 힘 빠진 거인 롯데. SK는 26일 현재 롯데전 2승1무3패로 유일하게 열세를 기록했다. 또 쌍둥이 LG에는 3승2패로 전체 승률에 못 미쳤다.

그동안 국내 프로야구에서 사자가 호랑이에 약했던 전통을 답습하고 있는 것일까. 2위 삼성은 SK와 2승2패로 호각을 이루는 등 전체적으로 고른 승률을 올렸지만 4위 기아에는 1승3패1무로 꼬리를 내렸다.

중위권 팀의 물고 물리는 혼전도 흥미롭다. 6위 한화는 5위 LG에 5승1패1무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한화의 지휘봉을 잡았던 LG 이광환 감독으로선 죽을 맛. 그러나 LG는 기아에 3승2패, 3위 현대에 4승1패1무를 거둬 ‘강팀 킬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현대는 한화에 5승1패를 기록, 종로에서 맞은 뺨을 한강에서 앙갚음하는 격.

삼성 현대 기아의 3팀은 한화 롯데 두산의 3약을 상대로 무더기 승수를 올린 것으로도 ‘악명’을 떨쳤다. 삼성은 이들 3팀에 14승2패1무, 현대는 13승3패, 기아는 14승3패를 거뒀다.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하위팀간 대결에선 롯데가 꼴찌 두산에 5승2패의 우위를 보이며 전체 승수 12승의 40%가 넘는 승수를 주워 담았다. 만약 두 팀간 전적이 거꾸로 됐다면 두산이 롯데에 오히려 3승차로 앞설 뻔했다.

먹이 피라미드와는 다른 구조를 보이고 있는 프로야구의 먹이사슬. 올 페넌트레이스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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