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2년차 조용준 ‘현대 수호신’

  • 입력 2003년 5월 15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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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조용준
현대 조용준
누가 그를 프로 2년차 ‘애송이’로 볼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성, 정확한 제구력과 배짱. 여기에 위력적인 구위까지….

현대 조용준(24)을 보면 마무리를 위해 태어난 투수처럼 보인다. 누구나 싫어하고 기피하는 보직이 바로 구원투수. 하지만 조용준은 “위기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스릴이 짜릿하다”며 오히려 즐긴다. “체질에 딱 맞는다”는 게 그의 얘기.

지난해 입단하자마자 팀의 ‘소방수’ 보직을 맡은 조용준은 9승5패 28세이브(평균자책 1.90)로 구원왕에 오르며 신인왕 영예까지 안은 차세대 한국프로야구의 대들보. 남들 직구스피드인 140km를 웃도는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아 ‘조 라이더’라는 별명도 얻었다.

보통 프로선수들은 ‘2년생 징크스’가 있기 마련이지만 조용준은 올 시즌 지난해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팀이 치른 32경기 중 절반인 16경기에 등판해 14세이브(1패)에 평균자책이 0점대(0.86). 게다가 4월17일 수원 삼성전부터 12경기 연속 세이브를 따내고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역대 프로야구 구원투수에 관한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눈앞에 온 게 연속경기 세이브. 조용준은 2000년 진필중(기아)이 세운 13경기 연속 세이브에 1개차로 다가섰다.

진필중이 갖고 있는 시즌 최다세이브(42)와 최다세이브포인트(52)도 경신가능하다. 조용준은 0.44경기당 1개의 세이브를 거두고 있어 산술적으론 팀이 133경기를 모두 소화했을 때 58세이브까지 가능하다는 계산.

최근 12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그의 피칭은 그야말로 ‘철벽’ 수준. 16과 3분의1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줬다. 더 놀라운 것은 올해 ‘블로운 세이브(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해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가 단 한차례도 없다는 점. 4월16일 수원 삼성전에서 마해영에게 결승홈런을 맞아 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세이브 상황에선 한번도 세이브를 놓친 적이 없다. 세이브율 100%인 셈.

조용준은 “볼 스피드는 다소 줄었지만 이는 일부러 조절하는 것이다. 지난해엔 삼진을 잡으려고 욕심냈지만 요즘은 맞춰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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