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토론마당]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

  • 입력 2003년 4월 8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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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 70∼90% 신고관행 투명조세 방해 ▼

건설교통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부동산거래 계약서를 작성할 때 실제 거래가로 작성하는 공인중개업법의 개정안 추진에 찬성한다. 현재 부동산 거래에 있어 실거래가의 70∼90% 수준으로 낮춰 계약서에 기재하는 것이 관행으로 인정돼 왔지만 앞으로는 이를 인정치 않고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하겠다는 의도는 당연한 것이다.

현재의 제반 과세와 국민건강보험 등의 부과 근거는 국민의 부동산 소유 여부와 재산상태, 그리고 소득 등이다. 그런데 현행처럼 부동산 실거래가가 의무화되지 않고 편법과 관행 등이 묵인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부자는 세금을 적게 내고, 빈자는 성실하게 신고해 오히려 세금을 더 낸다’는 푸념과 원망을 들을 것이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며 부동산 거래 역시 이제는 실거래가가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국민적 조세저항을 소멸시키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황복희 대전 동구 가양2동

▼투기 줄어들어 부동산 가격 안정에 도움 ▼

부동산 투기는 빈익빈 부익부의 골을 깊게 하면서 위화감을 키워왔다. 서민들은 투기로 얼룩진 부동산업계를 보면서 정부의 무성의와 무능을 원망했다. 그릇된 관행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고 방관한 것은 정부 당국의 직무유기다. 부동산 거래금액을 기준시가로 낮춰 계약서에 기재하는 행위가 관행으로 굳어진 것은 성가신 일은 외면해온 주무 부처의 편의주의를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는 관행적으로 불법이나 탈법 요소가 다분했던 부동산 거래에 적극 개입해 이를 시정해야 한다. 세금 감면의 불법이 따랐으며 투기가 횡행해 가격 안정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부동산 실거래가 기재를 의무화함으로써 부동산의 가격 안정에 도움을 주고 결과적으로 경제정의 실현에 접근해 갈 수 있다면 이의 도입을 주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정찬식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천리

▼부동산 투자 매력 떨어져 시장침체 우려 ▼

한때 내수경기를 이끌었던 주택시장의 부동산 실거래가 기재 의무화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주택 투자를 투기로 변질시킨 투기꾼과 ‘떴다방(이동식중개업자)’은 정보력과 자본력을 동원해 일반 투자자를 혼동에 빠뜨리고 사라져 버린다. 그로 인해 주택시장은 개인 부채를 가중시키고 있으며 미처 발을 빼지 못한 투자자를 괴롭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거래가 기재 의무화가 도입된다면 부동산의 매력이 더욱 떨어져 장기적인 주택시장 침체, 개인파산 증가 등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큰손들의 자금이탈은 가뜩이나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이라크 전쟁, 북한 핵문제 등 국내외적 변수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이때 정부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보다 투기꾼에 대한 단속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더불어 정부는 일관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 올바른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고 주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송정만 서울 노원구 하계동

▼관련 세율부터 낮춰 성실신고 유도해야 ▼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앞으로 주택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평과세의 원칙 수립이란 점에서 희망적인 정책이긴 하지만 이를 제대로 시행하기에 앞서 몇 가지 선결 과제가 있다.

우선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와 관련해 건설교통부뿐만 아니라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법무부 등 관련 부처가 협력해 제도적 장치를 다각도에서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계약서를 검인하는 시군구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거나 부동산중개서비스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거래 당사자들이 성실하게 신고하는 풍토를 유도하기 위해 지방세율을 적정 수준으로 낮춰 조세저항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한다.

정승익 충북 청원군 강내면 월탄리

▼알림 ▼

다음 주 ‘독자토론마당’의 주제는 ‘중앙 버스전용차로제 확대’입니다. 서울시는 최근 주요 간선도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확대해 버스 운행속도를 높이고 승용차 이용자를 버스로 유도해 대중교통 중심의 쾌적한 도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서울시는 이 제도를 시행하면 버스 운행속도가 평균 20㎞에서 2배 가까이 빨라지고 승용차 이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승용차의 경우 교차로에서 U턴이나 좌회전이 어려워지고, 기존의 정류소 주변 상인들도 상권 위축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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