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월의저편 268…1933년 6월8일(13)

  • 입력 2003년 3월 16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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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잠들기 전 10초 동안의 그 편안함이란 이루 표현할 수 없었다 큐큐 파파 이불은 아끼고 아끼는 고급품이었는데 큐큐 파파 잠은 푸근하고 부드러운 휴식이었는데 큐큐 파파 잠이여 어디로 사라져버렸는가 대체 어디로 큐큐 파파 큐큐 파파 꿈속에서 복사뼈까지 강물에 잠겨 있는 일도 있다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다리가 제멋대로 큐큐 파파 내 몸을 깊은 강물로 옮겨다놓아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살려줘! 누구 나 좀 살려줘!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어젯밤에는 난생 처음 술을 마셨다 아버지의 술이다 큐큐 파파 아직 목을 가누지 못하는 아기처럼 머리가 흔들흔들 흔들려 뒷간까지 걸어가기도 힘들어 큐큐 파파 요강에다 일을 보았는데 큐큐 파파 슬픔에 술이 다 깨었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아버지의 뼈는 강에 흘려보내고 여동생의 주검은 땅에 묻었는데 슬픔은 큐큐 파파 땅에 묻을 수도 강물에 흘려버릴 수도 없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이렇게 달리고 있어도 슬픔은 내 발꿈치를 붙잡고 단숨에 목구멍까지 뛰어올라와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숨이 막히고 다리가 무거워진다 큐큐 파파 슬픔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발꿈치를 빨리 떼고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큐큐 파파 미래 큐큐 파파 과거 큐큐 파파 미래는 모든 과거에 있다 언젠가 아들에게 아버지인 나의 과거를 얘기해 주자 그리고 큐큐 파파 조국인 대한민국의 과거도 얘기해 주자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만주와 상해에서 많은 사람들이 큐큐 파파 일본 사람에게 당했다고 한다 큐큐 파파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성과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 있는데 일본 사람은 큐큐 파파 그 이름을 절대 큐큐 파파 큐큐 파파 기록하지 않는다 큐큐 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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