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개구리 소년 위령제 8일 대구 와룡산서

  • 입력 2002년 12월 8일 23시 15분


‘어린 영혼들이 저 세상에서마 마음껏 뛰놀며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

8일 오전 ‘개구리소년’들이 앙상한 유골 상태로 발견된 대구 달서구 이곡동 와룡산 중턱에서 소년들의 넋을 달래는 위령제가 열렸다.

이날 위령제에는 개구리소년들 유가족과 친척, 불교신도 등 50여명이 참석했으며 동화사 덕현(德賢·40)스님이 불경을 외며 어린 영혼들을 달래는 의식을 거행했다.

위령제가 진행되는 도중 김종식군(당시 9세)의 어머니 허도선씨(44)와 박찬인군(당시 10세)의 어머니 김임자씨(31)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김영규군(당시 11세)의 아버지 김현도씨(56)와 우철원(당시 13세)군의 아버지 우종우씨(53)는 제단에 술을 올리고 고인이 된 자식에게 큰절까지 했지만 가슴 속에 묻어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들은 “어린 영혼들을 편히 쉬게 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범인을 검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0여분 동안 거행된 의식이 끝나자 유가족들은 흰 국화 한 송이씩을 들고 스님을 따라 유골발견 장소를 한바퀴 돈 뒤 헌화했다. 위령제가 끝나자 유가족들은 대구 팔공산 동화사(桐華寺)로 이동, 소년들의 위패를 봉안 한 뒤 죽은 자의 넋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불교의식인 영가천도재(靈駕薦度齋)를 지냈다.

덕현 스님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원했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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