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 입력 2002년 11월 22일 18시 29분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김연수 지음/287쪽 8000원 문학동네

‘서른이 넘어가면 누구나 그때까지도 자기 안에 남은 불빛이란 대체 어떤 것인지 들여다보게 마련’이다. 추억으로 살아가는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뭔가가 나를 살아가게 한다’는 것을, ‘삶에서 시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그저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내 안에 고스란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뉴욕제과점)

바로 그래서였던가 보다. 작가 김연수(32)가 책 제목처럼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유년부터 스무 살 이전까지의 세계로 U턴해서 돌아갔던 까닭은. 새 소설집에 묶인 9편의 단편은 1980년대 경북 김천으로 시공간이 고정된다. 이름하여 ‘김천 연작’.

21일 집에서 햇포도주 ‘보졸레 누보’를 마시던 김씨는 “내가 과연 소설을 쓸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소설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잘못된 생각, 즉 소설은 새로워야만 한다는 강박관념과 1990년대적인 상황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의 일을 써보면 정리가 되지 않을까, 했다. 또 이미 많이 다뤄졌던 재미없는 주제들을 어떻게 새로 쓸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 작품들을 쓰고서는 행복해졌다. (웃음) 그러나 이런 식의 소설은 앞으로 쓰게 될 것 같지 않다. 내게 ‘모범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지난해 발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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