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돌아온 유비 예뻐 죽겠다”

11명이 하는 축구가 한 선수 때문에 그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2002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놓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유상철(31·울산 현대·사진). 거스 히딩크 감독이 ‘멀티플 플레이어’의 원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그가 울산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유상철은 일본 J리그에서 K리그로 건너와 지난달 19일 성남 일화전에 처음 출전해 첫골을 터뜨린 뒤 5경기에서 5골을 잡아냈다. 경기당 1골. 엄청난 골 폭풍이다.

유상철이 합류한 뒤 울산은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순위도 7위에서 3위(승점 38)로 훌쩍 뛰어올라 은근히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잘하다가도 뒷심 부족으로 맥없이 무너지던 울산의 예전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전문가들은 울산의 화려한 변신을 ‘유상철 효과’로 풀이하고 있다. ‘유상철 효과’는 과연 무엇인가.

▽김정남 울산 감독〓유상철이 합류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있다. 최전방 공격라인을 이끌며 경기마다 골을 넣는데다 계속 이기고 있으니 그렇지 않겠는가. 그동안 이천수 혼자 공격을 주도하다가 유상철이 합류하면서 상대 수비가 분산되니 골 기회도 많이 생긴다. 유상철 하나로 엄청난 전력의 상승효과를 보고 있는 게 사실이다.

▽동료선수들의 반응〓김현석은 “유상철에게 수비선수 2, 3명이 따라붙으니 다른 선수들이 공격하기가 쉽다. 또 상철이가 경기마다 득점을 하니까 수비수들도 한층 여유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 선수 모두가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고 말했다. 이천수도 “상철이형 쪽으로 상대 수비가 몰리다 보니 나에게 많은 기회가 온다. 믿음직한 형이 있으니 나도 마음놓고 플레이한다”고 기뻐했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유상철 효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그동안 울산이 거액을 들여 용병을 들여왔지만 별로 효과를 못 봤다. 중량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상철은 스타플레이어인데다 파괴력까지 갖추고 있어 팀의 구심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상대 수비는 그의 존재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유상철의 반응〓나 하나 때문에 우리 팀이 상승세를 탔다고는 보지 않는다. 선수 모두가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나는 다만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한경기 한경기가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남은 3경기에서도 모두 이기겠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