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반갑습네다”…北선수단 1진 선수촌 입촌

  • 입력 2002년 9월 23일 17시 55분


북한 선수단의 전용 버스. 키 2m35의 세계 최장신 농구 선수 이명훈(앞줄 왼쪽)이 버스 앞좌석을 없애고 만든 특별 좌석에 앉아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부산〓원대연기자
북한 선수단의 전용 버스. 키 2m35의 세계 최장신 농구 선수 이명훈(앞줄 왼쪽)이 버스 앞좌석을 없애고 만든 특별 좌석에 앉아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부산〓원대연기자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이 마침내 한국 땅을 밟았다.

북한의 18개 종목 311명 가운데 남자축구와 농구, 유도, 조정, 사격, 체조, 탁구 등 7개 종목의 1진 159명은 23일 오전 10시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동해상의 직항로를 거쳐 오전 11시36분 김해공항 국제선 신청사에 도착했다.

북한 선수단은 30여분 가까이 기내에 머물다 낮 12시5분께 트랩을 내려 백기문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과 오거돈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의 영접을 받았다.

감색 양복 상의와 회색 하의를 입은 북한선수단은 한국 땅을 밟은 감격보다는 긴장감이 앞서는 듯 다소 굳은 표정으로 트랩을 내렸고 일부 선수들은 한반도기를 손에 들고 환영객들에게 가볍게 답례하기도 했다.

조상남 북한올림픽위원회 서기장과 이동화 부위원장, 방문일 선수단장 등이 인솔한 북한 선수단 1진에는 계순희(유도)와 이명훈(농구), 김현희(탁구) 등 스타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또 의사와 물리치료사, 보도진 2명과 응원단 4명, 축구와 농구, 체조 심판도 동행했다.

북한 선수단은 도착성명에서 “남녘의 체육인들과 부산시민들, 남녘 동포들에게 우리 체육인들과 북녘 인민들의 뜨거운 동포애적 인사를 전한다”며 “여러분과 손잡고 민족의 기개와 힘을 과시하며 우리 겨레의 통일 의지를 내외에 보여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북한 선수단 임원들은 공항내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선 “환영해줘서 고맙다”는 한마디만 남기고 보도진의 질문을 일절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 아쉬움을 남겼다.

북한 선수단은 경비 경찰의 삼엄한 보호를 받으며 10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해운대구 반여1동에 위치한 선수촌으로 직행했다.

한편 이날 북한 선수단은 동해 직항로를 이용해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동해 직항로에서 올 7월 북한 선덕공항∼남한 양양공항간 시험비행을 한 뒤 상업 비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북한 선수단을 태운 고려항공 소속 JS923편(기장 김철)은 이날 오전 10시3분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한 뒤 원산과 남북간 항공관제권 인수지역인 북위 38도38분, 동경 132도28분의 칸수(KANSU)지점을 거쳐 오전 11시37분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부산〓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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