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배당제란 기업이 배당을 얼마나 하는지를 액면가가 아닌 시가(시장주가)를 기준으로 나타내도록 하는 제도.
주가가 5만원인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에 주당 1000원을 배당할 경우 액면가를 기준으로 하는 배당률은 20%나 되지만 시가를 기준으로 하면 배당수익률은 2%에 그친다.
배당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배당수익률이다. 11월말 A회사 주식을 5만원에 사서 한달간 갖고 있다가 연말 배당(수익률 2%)을 받은 뒤 5만원에 팔았다면 연간 투자수익률은 배당수익률 2%를 연간으로 환산한 24%이다. 금리가 낮을 때는 주가가 많이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목돈을 두달간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배당투자를 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시가배당제는 이처럼 은행 금리와 주식투자 수익률을 정확히 비교해 투자 판단을 하도록 도와준다. 아울러 어느 기업이 주주들을 잘 챙기는지 금세 드러나기 때문에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도록 하는 압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올해부터 상장 및 등록 기업들이 제출하는 연간 및 반기 사업보고서에 배당률과 배당수익률을 함께 적어내도록 관련 규정을 이미 바꾼 상태.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이 위원장의 말은 ‘기업들이 배당 공시를 낼 때 투자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는 배당률 수치를 빼고 배당수익률 수치만 알리도록 하자’는 얘기인 것 같으나 그렇게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증권가에서는 시가배당제를 활성화하더라도 증시기반 확충이라는 과제를 풀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국내기업들이 배당을 꺼리는 더 중요한 이유는 배당 관련 세제가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는 최대주주에게 유인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행 세법상 주요 기업의 대주주들은 배당금의 39.6%(금융소득종합과세 최고세율)를 세금으로 떼인다.
최근 증권가에서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이는 주가가 약세일 때마다 나타나는 일시적인 흐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거래소 상장기업 배당수익률 (단위:%) | |
결산연도 | 배당수익률 |
1997 | 1.9 |
1998 | 1.7 |
1999 | 0.7 |
2000 | 1.8 |
2001 |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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