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열의 ‘굿샷 경영’] 위기일수록 초심으로…

  • 입력 2002년 9월 8일 17시 21분


기업이나 골프의 최종목표는 ‘숫자 놀이’다. 이 숫자목표를 위해 우리는 각종 지략을 짜내면서 도전한다.

기업은 극대이윤을, 골프에서는 베스트 스코어를 얻어내려고 혼신의 힘을 다한다. 기업 경영에서는 마케팅 전략을, 골프에서는 필승 전략을 짠다. 골프에서 이기기 위해 경영학의 스와트(SWOT) 분석전략을 원용할 수 있다.

스와트 전략이란 한마디로 나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기회와 나를 위협하는 문제점을 정확히 찾아내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이다.

잘 나가던 골프 플레이가 어느 한 홀에서 갑자기 무너져 그날 게임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잘해온 플레이에서 나의 강점, 약점, 기회, 위협요소 어느 한 부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잘 나가는 골퍼를 보고 동반자 중 한 사람이 “당신 오늘 골프 치는 것을 보니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하겠어!”라고 한다. 그가 약간 질투심을 섞어 무심코 뱉은 말을 듣고 난 후부터 갑자기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샷이 난조를 보이고 퍼트도 흔들리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럴 때는 빨리 마음을 비우고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골프에서의 자기 관리이다.

자기관리를 잘해야 무슨 일을 맡거나 플레이할 때 강한 정신력을 발휘해 기술과 전술 및 전략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청개구리가 치명상을 입는다는 말이 있다. 잘 나가던 사업이 하루아침에 하찮은 일로 어려움에 부닥치는 경우가 바로 그런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 순리에 따라 문제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원칙을 지키는 일, 능력에 따른 적재적소의 인사활용, 참모들과 함께 머리를 짜내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학적인 성과분석 등에 의한 정도경영과 투명경영이 바람직하다.

경영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필자는 기존직원이나 신입직원들을 뽑을 때 인사기록카드를 보지 않는다. 인사기록카드를 보면 자연히 무의식중에 출생지나 출신학교를 보게 돼 필자도 모르게 편견이 생긴다.

대신 본인들의 자기소개서를 진솔하게 써서 내도록 한다. 자기소개서는 양심적이고 본인의 진면목이 기록된다. 필자는 이것을 믿고 신뢰한다.

신뢰는 인간관계의 기본질서요, 사회존립의 근본원리다. 믿지 못하는 사람과 친해질 수도 없고, 같이 동업할 수도 없다.

골프 스코어를 기록하는 연필에는 지우개가 없다. 골퍼의 양심을 믿기 때문이다. 골프는 서로 인격을 믿으면서 즐기는 운동이다. 변화무쌍한 18홀에서의 숫자놀이를 경영에도 잘 접목시켜 정도를 지키는 상호신뢰가 최상의 덕목이라는 확신을 가져보자.

장홍열 경기지방공사 사장 hychang@kl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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