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일가 돈 출처밝혀라”“병적기록표 바꿔치기 됐다”

  • 입력 2002년 8월 20일 19시 10분


한나라당은 20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일가의 재산형성 문제를 제기하며 ‘권력형 비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아들의 병역문제를 둘러싼 공방, 즉 병풍(兵風)에 집중된 시선을 전환하려는 계산인 듯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도 새 의혹을 제기하며 병풍 전선(戰線)을 확대하는 데 당력을 집중했다.

▽대통령 일가 재산 논란〓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 대통령과 이희호(李姬鎬) 여사 부부의 등록재산은 10억여원에 불과한데도 동교동에 20억원대 초호화 사저를 신축중이다”라며 자금 출처 공개를 요구했다.

김 총장은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은 서교동의 대지 200평 25억원대 저택, 차남 홍업(弘業)씨는 서울 강남의 16억원대 최고급 아파트, 3남 홍걸(弘傑)씨는 미국의 112만달러짜리 저택에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대통령 일가의 해외 및 국내은닉 재산에 관한 자료도 추가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정치권 공방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대응을 자제했다.

▽병역 논란〓민주당은 이날 이회창 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적기록표가 통째로 바꿔치기됐다는 의혹을 새로 제기했다.

임종석(任鍾晳) 대표 비서실장은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병적기록표 작성시 호적·병사용 구청장 도장이 찍혀야 하는데도 정연씨의 병적기록표에는 대외용 구청장 도장이 찍혀 있다”면서 “당시 구청에서 사용한 도장을 파악해보면 병적기록표가 새로 작성된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후보 아들들의 병적기록표가 어느 시점에 통째로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할 만한 굵직한 제보가 접수되고 있다”고 가세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근거없이 매일 한건씩 의혹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한 뒤 병풍 수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김대업(金大業)씨는 99년 3, 4월 전 국군수도병원 부사관 김도술씨에 대한 군 검찰조사 때 그의 말을 녹음했다고 주장하지만, 국방부에 확인 결과 김도술씨는 98년 12월부터 99년 2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소환됐을 뿐 99년 3, 4월에는 군 검찰에 간 일이 없다”며 “김대업씨의 녹음테이프는 조작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청와대가 병풍 수사를 맡은 박영관(朴榮琯) 서울지검 특수1부장을 교체하지 말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고 청와대의 검찰 수사개입 의혹을 제기했다.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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