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간판 삼영-휴맥스 외국인 외면 ‘깊은 겨울잠’

  • 입력 2002년 7월 29일 17시 38분



코스닥시장 제조업종의 간판 실적주 삼영(옛 삼영열기)과 휴맥스가 길고 긴 동면(冬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는 코스닥에서는 드물게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종목으로 ‘한국 코스닥의 간판’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들이 약속이나 한 듯 두 종목을 외면하고 있다. 이의 영향으로 주가도 고점 대비 각각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하락한 상황.

▽코스닥의 간판〓대부분 코스닥 등록 기업은 미래에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주가를 만든다. 그러나 두 기업은 ‘코스닥의 실적주’라는 별칭처럼 탄탄한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주가가 형성됐다.

삼영은 복합화력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폐열회수 장치를 만드는 회사. 휴맥스는 셋톱박스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다툰다. 두 회사 모두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수출 주도형 회사. 그러나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이면 저평가’라는 코스닥시장에서 두 회사는 PER가 4∼5배 수준으로 낮게 형성돼 있다.

▽외국인이 버린다〓두 회사 주가가 올해 4월 이후 약속이나 한 듯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4월 초 3만2700원(삼영) 6만4700원(휴맥스)이던 주가가 각각 1만3600원과 1만8750원으로 하락했다.

삼영은 독점 납품 계약을 맺었던 미국 발전소 설비시장 1위인 델탁(DELTAK)사와의 납품 계약 지연이 악재로 작용했다.

휴맥스는 상황이 더 안 좋다. 이달 초 유럽 시장에서 주요 프로그램의 공급 계약이 취소됐으나 이를 24일 반기 실적 발표 때에 밝히지 않아 “불리한 사실을 투자자에게 숨겼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29일까지 이틀 연속 하한가.

한때 40∼50%대까지 올랐던 두 회사의 외국인 지분도 11%(삼영) 26%(휴맥스)로 떨어졌다.

▽전망〓최근 악재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실적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이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다른 코스닥 회사와 달리 실적이 버텨주기 때문에 뚝심 있게 기다리면 저평가된 주가는 언젠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수가 주가 상승의 동력이었던 두 회사 주가가 지금처럼 외국인이 외면한다면 빠른 시간 안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없지 않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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