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양준혁 “올스타가 좋다 홈런왕이 좋다”

  • 입력 2002년 7월 17일 17시 37분


삼성 양준혁
삼성 양준혁
큰 무대 체질은 따로 있는가.

내로라하는 거물들이 총출동하는 프로야구 올스타전만 되면 평소보다 더욱 힘을 내는 ‘별 중의 별’들이 있다.

삼성 양준혁은 올스타전에 출전하면 방망이가 뜨겁다. 93년 처음 시작된 올스타 홈런 레이스에서 역대 최다인 통산 3차례나 홈런왕에 등극했다. 지난해에는 ‘연장전’까지 치러가며 끝내 올스타 최고 슬러거의 자리에 올랐다. 올스타 홈런왕 자리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아 욕심이 난다는 것이 양준혁의 말.

반면 정규리그 홈런왕을 3차례나 차지한 삼성 이승엽은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와는 인연이 멀다. 지난해에도 선배 양준혁에게 연장에서 패해 선배에게 축하 박수를 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롯데는 ‘올스타의 전당’으로 불릴 만하다. 20차례 올스타전에서 무려 7명의 최우수선수(MVP)를 배출했기 때문. ‘야구 도시’ 부산의 팬들은 설사 롯데가 정규리그에 부진하더라도 올스타전은 손꼽아 기다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 ‘미스터 올스타’ 김용희가 원년 리그였던 1982년 만루홈런을 포함해 13타수 5안타 3홈런 7타점으로 MVP에 뽑히며 첫 단추를 잘 끼운 덕분이었을까. 김용희는 2차례나 MVP에 선정되며 당대 최고급 승용차였던 맥시나와 로얄XQ를 부상으로 받는 짭짤한 수입도 챙겼다. 김용희를 시작으로 허규옥 김민호 김응국이 뒤를 이었고 박정태는 98년과 99년 MVP 2연패의 기록을 남겼다.

타자들이 독식하던 올스타전 MVP는 85년 삼성 김시진이 투수로는 처음으로 영광의 타이틀을 차지하는 기쁨을 안았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통산 7패로 고개를 푹 숙였지만 올스타전 3경기에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1승까지 낚는 인상깊은 투구 내용을 펼쳤다.

86년부터 올스타전이 1경기로 줄어들면서 투수가 MVP가 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일’처럼 힘들게 여겨졌다.

하지만 태평양 정명원은 94년 삼진 3개를 곁들이며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 투수로는 두 번째 MVP에 등록했다. 지난해까지 20년 올스타전 사상 투수 MVP는 이들 2명에 불과했다.

두산 ‘흑곰’ 타이론 우즈의 코리안 드림은 올스타전이라고 해서 비켜가지 않았다. 2000년 홈런 레이스 1위에 오르더니 지난해에는 4타수 4안타 1타점의 원맨쇼를 펼쳐 외국인선수로는 사상 첫 올스타 MVP의 영광을 안았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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